9화 진실은 뭘까? 궁금해졌다

by 비현

그런데, 비를 흠뻑 맞았던 날…
나는 아직도 그 장면을 기억하고 있다.


그 애가 나를 보며 웃던 순간.
그건 따뜻함이라기보다,
내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그 웃음 속에 숨어 있는 듯 느껴졌다.



그렇게 느끼고도, 나는 바보처럼

아무 말 없이 돌아서 버렸다.


장대비 속에 얼마나 있었는지도

기억이 흐릿하지만,


그날 이후 연이는

2주나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엄마가 걱정된다며

도시락을 싸주었지만


문이 잠겨 있으면

문 앞에만 두고 오곤 했다.


가끔은 빈 그릇이 돌아올 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았다.


이번에도 저녁에

가져다 주라는 말에

문을 열고 나갔는데,


점심때 두었던 도시락이

그대로 앞에 있었다.



‘밥은… 제대로 먹고 있는 걸까.’


도시락을 들고 일어서려던 순간,
우체통에서 익숙한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군내 병원에서 온

결과 통지서였다.


사실 나는, 그 애가

왜 울었는지 몰랐다.


물어보고 싶었지만 여러모로 상황도,

시간도 허락하지 않았다.


시선이 자꾸만 편지로 향했다.


‘아… 먼저 열어보는 건 나쁜 걸까?’


침을 삼키고 잠시 고민하다가,


연이 방 불이 꺼져 있는 걸 확인하곤

조심스레 편지를 들었다.


아무도 모르게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도시락 안 먹었어? 이거 여기 둘게—”


부엌에 도시락을 내려두고,
곧장 방으로 올라가 칼로

봉투 끝을 살짝 잘라 종이를 꺼냈다.


천천히 눈으로 문장을 따라가는데,
처음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됐다.


그런데 ‘대뇌에 이상’이라는 단어에서

시선이 멈췄다.


기억은 하지 못하지만,

감정은 남아 있다…


더 알아봐야 한다는 말이

덧붙여져 있었다.


이게 정확히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서,
다음 날 병원에 가 물어보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