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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빈 Seongbin Mar 21. 2022

[UX/인터랙션] 인터랙션과 인터페이스

인터랙션과 인터페이스에 대한 매우 사적인 정의

 인터랙션인터페이스 수업의 첫 과제로 인터랙션과 인터페이스를 스스로 정의해 봤다. 보편적으로 모바일 환경 안에서 다루는 단어이지만 수업에서는 개념적인, 좀 더 넓은 의미의 인터랙션과 인터페이스로 바라보고자 했다. 또한 여기서는 디자인을 내용이 아닌 형식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UX와 인터랙션 디자인을 중심으로 디자인 분야 관계를 설명할 때 자주 쓰이는 이미지. 출처:미디엄




INTERACTION

 인터랙션의 사전적 의미는 상호작용이다. 상호작용이란 두 대상 혹은 다양한 대상 사이에 정보가 오가고 그것에 따라 반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말을 어렵게 했지만 사실 우리 모두 일상에서 매 순간 경험하는 것이다. 아침 인사를 나누는 두 사람의 대화도 인터랙션이고 아침의 알람 소리를 듣고 힘들게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도 인터랙션이다. 심지어 꽃밭의 예쁜 꽃을 보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 또한 인터랙션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인터랙션의 범위를 넓게 본 광의의 인터랙션을 생각해 보았다. 디자인에서의 인터랙션은 도구적이다. 사용자의 액션-input에 대해 사용자가 기대하는, 혹은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에 부합하는 반응-output으로 제품에 긍정적 경험을 강화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광의의 인터랙션과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 다만 자극(input)에 대해 특정한 목적을 위해 설계된 반응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더 예측 가능하고 정리되어 있다. 나는 인터랙션을 자극에 대한 반응의 관계라고 정의한다.

흰꽃이 신체 감각과 인터랙션을 한다. 출처:본인


INTERFACE

 인터페이스의 사전적 정의는 서로 다른 사물이나 시스템 간에 소통이 가능하게 하도록 설계한 상호작용 방식이다. 인터랙션의 사전적 정의에서 사용된 '상호작용'이 재등장한다. 즉 인터페이스는 서로 다른 소통 방식을 사용하는 대상들의 인터랙션을 돕는 방식이다. 마치 서로 다른 차원의 두 세계에 사는 두 사람을 연결해 주는 방법과 같다. 이때 사람은 인터페이스와 직접적으로 접촉 소통한다. 두 대상을 인터페이스가 매개해 주는 것이다. 서로 다른 시스템을 매개해 줄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인터페이스가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예시로 컴퓨터와 사람이 있다. 디자인 전공생들에게 매우 친숙한 프로그램 중에는 Adobe의 일러스트레이터도 그러하다.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각적 단서를 통해 사람은 펜툴을 선택하고 직관적으로 선을 그리고 행위의 결과인 선의 모양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때 위에서 정의한 인터랙션이 일어난다. 한편 인터페이스는 물리적인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마우스가 그렇다. 마우스를 움직여보자. 사용자는 커서를 XY 축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마우스 왼쪽 버튼으로 대상을 선택하고 오른쪽 버튼으로 속성을 들어갈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스크롤을 활용해 디지털 세계의 무한함을 스크롤로 살펴볼 수도 있다. 나는 인터페이스를 자극과 반응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정의한다.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의 인터페이스 출처:본인


비행기 조종실도 극강의 인터페이스가 아닐까 싶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INTERACTION + INTERFACE

둘의 관계는 도구와 그 효과 방식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매개 도구인 인터페이스라를 활용해 대상들이 효과를 주고받는다. 인터페이스와 인터랙션의 결과 하나의 경험이 만들어지게 된다. 결국 이 두 가지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서 좋은 경험이 되기도 하고 나쁜 경험이 되기도 한다.





+ 주절주절 이지만 내게는 중요한 이야기


 이 글의 맨 처음에 내용보다는 형식을 중심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했다. 하지만 사실 내용과 형식은 마치 무를 썰듯 딱! 분리되는 개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내 생각은 한병철의 선불교의 철학에서 일본의 정형시 중 하나인 하이쿠를 항아리에 비유해 설명하는 부분에서 시작한 생각인 것 같다.


 책에서 하이쿠는 속이 빈 항아리와 닮았다고 한다. 내용이 비어있는 하이쿠는 항아리와 같아서 어떤 뜻을 담고 있다기보다 그 항아리 안에서 울리는 소리가 핵심이라 해석했다. (누군가는) 내용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사실 항아리의 두께(단면) 그 자체이고 항아리는 빈 것이라서 읽는 사람에게 울림을 준다는 것이다.


잠깐 옛날이야기


 대학교 2학년, 매일 디자인을 생각했던지라 마음에 드는 개념이면 어떻게든 디자인과 연관 지으려고 했다(모든 원리는 서로 다 통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아직도 이런 비유 안에서 생각하기를 포기 못하겠다. 내용은 무엇이든 가능하다. 무엇이든 가능하니 뭐가 들어있던 디자이너로서는 큰 상관없다. 내용은 디자이너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기에 제품이 사용자에게 어떻게 가 닿을까라는 형식을 고민하는 게 적절하다고 아직까지 생각한다. 이때 방식은 항아리의 울림과 같지 않을까?  


다만 사용자가 느끼는 '경험'은 형식을 통해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를 지을 필요는 없겠다.




위대한 부처,

그는 꾸벅꾸벅 좁니다

봄날 내내.


-마사오카 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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