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자가에 자영업 하는 박사장 이야기

수고했다 박대표!!

by 김상궁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2021년에 쓰인 이 소설은 한 달 만에 조회수 200만, 주요 언론 1면을 장식해 화제가 되었고 출퇴근길 수백만 직장인을 웃고 울게 만든 웹툰으로, 최근에는 jtbc에서 12부작 드라마로 제작되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몇 해전 남편이 이 책을 읽으며 빨간펜으로 밑줄까지 치면서 킥킥대고 웃었던 모습이 떠오른다.
'너도 한번 읽어봐~작가 글솜씨가 단순하면서도 표현이 기가 막혀'
뭐.. 그래도 내가 읽고 싶은 소설은 아니었기에 패스했는데 드라마로 제작되었다길래 요 몇 주동안 남편과 나란히 앉아 본방사수를 했다. 매회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도 그랬고 또 우리네 사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아 웃고 울면서 오래간만에 힐링되는 시간이었음을 고백해 본다. 반면에 김 부장이 25년을 근속하고 공장으로 좌천되어 희망퇴직을 하고 퇴직금으로 상가를 계약하며 스트레스로 정신과까지 가는 모습은 너무 극사실주의적이라 보기 꺼려졌다는 분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나도 드라마를 보며 오버랩되는 장면들이 있었기에.. 잠시 우리의 이야기를 띄워본다.

남편이 회사생활을 3년 넘게 하고 갑자기 사진업에 겁도 없이 뛰어들었던 때가 어언 19년 전.. 나는 말렸고 남편은 자신 있다고 했다. 큰애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데다가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의 힘을 알았기에 난 사업을 하겠다는 남편을 진심으로 말렸던 거다. 사업하며 여러 우여곡절이 왜 없었겠는가? 우리는 어렸고 사업은 참 여러 가지로 힘들었다. 안정적인 회사, 직함, 사원증, 월급이라는 달콤함을 포기하고 간 길은 그만큼 쓰고 아팠던 것 같다. 지금이야 사업이 어느 정도 정착이 되었지만 남편이 늘 하던 말이 있다. '회사 밖은 지옥이야ㅜ~'
드라마 말미에 김 부장과 아내가 '만약~그랬더라면~~'이라는 멘트는 우리 부부가 종종 쓰는 대화법이다.
만약 그때 회사에서 안 나오고 그냥 버텼더라면.. 계속 그 회사에서 존버해서 어떻게 저떻게 임원까지 가보려고 애썼을 거고..
사진은 그저 취미 삼아 사는 정도였지 않았겠는가?라는 이야기를 한다.
또 사업을 한참 일굴 때는 주말 밤낮없이 일을 하느라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했기에 '그때 내가 애들과 더 시간을 보냈더라면..'이라는 후회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생은 늘 가보지 않았던 길에 대한 후회를 하기 마련이다. '다만 내가 선택한 길에서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덜 후회를 하며 살 수 있는 방법이지 않겠는가?' 하는 위로를 건네기도 한다.

드라마가 끝나고 남편이 2021년도에 읽었던 김 부장 책 1,2권을 조용히 읽어보는 중이다. 책 중간중간에 남편이 줄을 쳐놓은 부분들, 그리고 자신의 간단한 느낌들도 적어두었기에 천천히 음미하게 된다. 2021년 도면 남편이 코로나 때여서 사업하며 고군분투할 때였고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느라 애쓰던 때이다. 김 부장처럼 공황증상까지는 아니지만 눈에 각막박리증이 와서 수술도 했고, 이후에는 몸 이곳저곳 아픈 곳이 많아지고 갱년기까지 와서 고생했던 때인걸 기억한다.
애쓴 당신이 참 고맙고 또 고맙다.

드라마에서 명세빈이 '수고했다 김낙수'라고 하며 안아주던 장면에서 우리 둘 다 많이 울었는데.. 나도 이 책을 다 읽고 남편에게 꼭 말해줘야겠다. '수고했어 우리 집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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