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예, 1미터는 없어

끝까지 답할 수 없어도

by 도리

어떤 비밀은 끝까지 답을 알 수 없다. 실종된 ‘그녀’가 정말 실종된 것인지, 어디로 간 것인지도 알 수 없고, 그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도 알 수 없다.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공유되는 세상에서는 ‘그녀’가 남긴 글의 파편과 살아있을 때의 행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지만 그것이 ‘그녀’를 다 반영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화자가 근무하는 그 모든 자료를 집합해 놓은 박물관이 생긴다 해도, 게다가 ‘그녀’의 동의 없이 세워진 박물관이 ‘그녀’의 유지일 수는 더더욱 없다.


천재였으며 완벽한 측량에 집요하게 파고들었던 ‘그녀’는 분명 실제로 본다면 괴짜에 가까웠을 것이다. 하지만 책의 화자의 시선과 그의 해석이 더해져 비춰진 ‘그녀’는 독특했지만 매력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의 천재성은 아주 별난 경험에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는데, 바로 소수점 12자리까지의 몸무게를 측정하는 체중계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부터이다. 거기서 시작되어 그녀는 햄버거를 위한 완벽한 양상추, 그리고 이어서 완벽한 햄버거 맛까지 설계하려고 한다. 이렇게 책은 측량에 관한 내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이야기를 펼쳐 보였다.


책은 답을 주지 않는다. ‘그녀’와 ‘금요숲’의 관계도, 금요숲이라는 사람도 비밀스러운 일들 투성이이다. 책에서 좀 더 알려줬으면 하는 이야기들이 있지만 책이 마무리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그녀’에 대해 아는 만큼만 이해하고 모르는 건 모른대로 남겨두는 것이 좋았다.


어쩌면 책은 절대 측량할 수 없는 1미터처럼 사람에 대해서도 다 알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머리가 복잡할 때 모처럼 처음 접하는 측량에 관한 이야기로 머리를 식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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