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샤두 지 아시스, 브라스 꾸바스의 사후 회고록

죽은 자의 웃음

by 도리

이 이야기의 화자는 특이하게도 63세에 노총각으로 이미 죽은 브라스 꾸바스이다. 그는 죽은 후에 자신의 회고록을 작성한다. 아무도 읽기를 기대하지 않는 일기처럼 그의 이야기는 솔직하고 꾸밈이 없다.


꾸바스는 명예는 없지만 꽤나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듯하다. 그리고 호탕한 아버지의 귀여움을 받으며 철없이 자라서 그런지 악의 없이 잔인하고 우유부단하며 자신의 감정대로 판단한다. 그리고 그의 성격은 그가 성장하면서 그다지 변하지 않는다.


관능적인 마르셀라, 다리를 저는 도나 아우제비아, 그리고 어물쩡거리다 놓쳐버린 그의 인생의 사랑 바르질리아까지, 꾸바스의 인생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비범하다. 우유부단하게 이끌리는 꾸바스와 다르게 여성의 지위가 불안정한 사회에서도 스스로의 삶을 당차게 살아간다. 물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채 시들어버린 여성도 있지만 그들마저도 한 인생의 주인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들과 대조적으로 삶에 굴곡이랄 것이 없었던 꾸바스의 삶은 배신과 거짓으로 점철된 브라질리아와의 사랑 외에 딱히 이룬 것이 없다. 결혼도 끝내하지 못하고 장관도 되지 못했으며 고약을 완성하지도 못한다. 그의 삶이 무용했다고 하기엔 그도 유학도 다녀오고 신문사도 차려보면서 나름 그의 몫의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에겐 로부 네비스와 같이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거나 낑까스 보르와 같이 지적인 탐구에 매진하는 등의 삶에 대한 애착이 없었다. 그에겐 사랑마저도 덧없는 삶의 스쳐 지나가는 유희였을 뿐, 삶의 간절한 욕망이 아니었다.


아무것도 얻지도 않았고 아무것도 잃지도 않았으며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꾸바스의 인생은 오히려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 솔직한 만큼 남들에 대한 관찰한 내용에 대한 가감 없는 서술도 무엇이 인생을 의미 있게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이렇게 이 이야기는 한 사회와 개인에 대한 풍자 속에 삶과 인생에 대한 진실이 숨겨져 있어 반짝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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