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토닥토닥

봄을 봄

느리게 걷다

by 시인 손락천

차지만 춥지 않고

불지만 매섭지 않은 시절은

그득한 향기로 이 벤치에 나를 묶었소


보고 들은 것으로 알던 계절이

살갗에 닿고 코로 스민 것은

아마도 계절이 스스로 끝이란 걸 알아

환한 망울로 마지막을 노래한 까닭일 게요


하여

섞인 겨울에 봄 깊어지고

그 봄 마주해

빠져버린 나는


기억하겠소

조금씩 봄을 배달하던 이 밤의 바람을

그 바람에 익어간 오늘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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