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옅음 혹은 깊음
바람이 분다
마음처럼 살 수 없는 게 세상이라는 듯
바람 차갑게 들이찬다
곁을 알았던 시간만큼
또 그만큼 웃고 울었던 물결처럼
세찬 파랑으로 마음 조각 휩쓸고
바람이 분다
처음처럼 다시 퍼즐 맞추어 보라는 듯
마음 조각 언저리에 밀어 넣는다
- 손락천
산다는 건 한 점 구름이 이는 것이고, 죽는다는 건 한 점 구름이 흩는 것이라 했던가?
맞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삶은 그렇게 간단하지도, 쉽지도 않다. 일어나는 것도 흩어지는 것도 내 의지가 아닐 테지만, 인 이상 흩어질 때까지 살아야 하는 것은 스스로의 몫인 까닭이다.
결국, 내려놓는다는 것은 삿된 욕심을 내려놓는다는 것일 뿐, 결코 스스로의 자신을 내려놓는다는 것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