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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손락천 Apr 09. 2017

돈. 돈? 돈!

돈과 죄에 대한 단상.

행복한 삶에서 돈은 어떤 조건일까?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이 있다. 그렇다면 행복한 삶에서 돈은 어떤 조건일까?


  행복한 삶을 생각하면 건강, 가족, 환경, 원하는 것에 대한 접근성 등이 있다. 그러나 속물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사실 내겐 이 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돈이다.


  결국, 행복한 삶의 충분조건은 [스스로의 만족]이겠지만, 사실 이러한 충분조건은 물론이고, 나머지 필요조건 모두에 광범위하고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다름아닌 바로 돈 것이다.  



돈으로 말하자면.



  삶과 돈을 말하자면, 삶에서 결핍된 모든 것들이 삶의 필요조건이라 할 것인데, 대부분의 삶에서 가장 결핍한 것이 바로 돈이고, 이에 대한 결핍은 결코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결핍을 양산한다.


  이것이 바로 삶과 돈의 모순인데, 간혹 [돈 없는 만족]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고, 나 역시 드물게 [돈 없는 만족]을 살짝 맛보기도 하였지만, 한 번도 앞서 말한 모순을 완전하게 벗어난 적이 없고, 또한 그런 사람 자체를 본 적이 없다.



돈은 실상이 없는 필요조건이다.



  다시 돌아와 행복한 삶에서 돈은 어떤 조건일까? 돈은 결핍 중의 하나이므로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돈은 끝이 없는 결핍이므로 충족될 수 없는 필요조건이다.


  그러므로 돈은 실상이 없는 필요조건이다. 돈은 사람으로 하여금 끝없이 행복을 좇도록 하는, 다시 말해 사람으로 하여금 계속 살도록 하는, 생명의 유지를 위하여 고안한 신의 장치인 것이다.



돈이 죄냐? 사람이 죄지!



  사실 이렇게 말하면 교회 사람들이 난리를 칠 것이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물욕이 죄였던가?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라고 했다. 욕심이 죄가 아니라 욕심을 절제하지 못하여 낳은 것이 죄다. 


  태초에 하와에게는 죄가 없었다.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하고 싶은 것 다해도, 그것은 죄가 아니었다. 하와는 사는 동안 끝임없이 먹었을 테지만, 그것을 두고 죄라 한 적이 없다.


  다만, 정해준 기준 이상의 것에 욕심을 내어 선악과를 먹게 된 것, 그것이 죄였다. 즉, 죄라는 것은 물욕을 가지고 그것을 따르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당하지 못한 물욕을 가지고 그것을 따르는 데에 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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