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쓰다
넝마가 되었다.
분량에 대한 강박으로 글을 썼다. 나는 그러한 강박으로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분량을 채웠고, 그래서 작년까지 낸 네 권의 시집은 넝마가 되었다.
욕심이었다.
이제 알았다. 시인이라는 허위의식에서 끌어 모은 사유와 감성은 아무것도 아닌 왜곡일 뿐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시도한다. 그럴듯하게 포장된 책이 아니라 작은 낱권의 책을 만들자고. 시 하나에도, 수필 하나에도 족한 책을 만들자고. 그래서 스스로 그은 경계를 허물자고.
많지 않아도 좋다.
많은 것은 과시였고, 허위였고, 욕심이었다. 열 편의 글이 모이면 열 편의 글로 책을 묶고, 그것으로 독자들과 소통하며, 그렇게 모인 글로 종이책을 쌓자.
시작이다.
500원의 작은 책, 스무 권을 올해까지 내자.
이제 시작이다. 그리고 도전이다. 스스로에 대한. 한계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