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쓰다
개양귀비 붉게 핀 신천의 자락
햇빛 반짝이는 물결을 보고 한참을 섰다
낮게 깔린 붉음에 창백한 물빛
물은 붉음을 안고 흘러 그 붉음의 인사 금호강에게 전하고
말할 테다
남천, 팔거천에서 온 짙은 물빛에게
붉었더라고
이 시간이 지나면 오래도록 못 볼 붉음일 것이라고
한 마리 백로가 자리를 뜨고
나도 따라 걸음 옮긴다
이제 곧 금호강변에서 신천의 물빛 돌돌 거리며 떠드는 소리 들을 테다
그리고 허락된다면 나도 증인이 되어 떠들어 볼 테다
백로가 그리 할 것처럼
- 손락천
2017. 5. 26. 저녁 무렵. 신천에서 금호강으로 이어지는 자전거도로의 강변에서 떠들고 섰던 한 마리 백로와 사람을 보았다면 그것이 우리였을 테다. 미친 것이 아니라 봄의 붉음을 증언한 것인데, 다른 사람들과 백로가 어찌 보았을지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