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
하늘에서 툭 떨어졌으면 좋겠다.
아내는 돈 때문에 걱정이 많은 듯하다. 몇 번씩 장래의 자산가치를 계산하며, 하늘에서 돈이 툭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유치원생일 때와 초등학생일 때의 교육비와 생활비가 이토록이나 차일 날 줄 몰랐다. 대출 원리금을 대폭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윳돈에 씨가 말라 버렸고, 그래서 아내 역시 긴축재정이다.
나 역시 이 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오히려 악화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월급은 적게 오르고, 경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또를 사는 일이 빈번해졌다.
그래서 쓸데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로또를 사는 일이 빈번해졌다. 대학 다닐 때 3억원만 있으면 그 당시의 고민 대부분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척도
시간이 흘러도 생각이 같다는 것은 아마 3억원이란 돈이 실제로도 삶에 있어서 중요한 척도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기본으로 깔렸지만, 어떤 이들에겐 전혀 해당이 없는, 그래서 삶의 출발과 끝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야 마는, 그런 척도 말이다.
[어떻게든]이라는 말이 그렇게 아플 수가 없다.
나는 아내와 아이가 풍요롭게 살았으면 좋겠다. 어찌해야 할까? 퇴근길에 또 로또 하나를 사야 하는 것일까? 살아야 한다면 어떻게든 살겠지만, [어떻게든]이라는 말이 그렇게 아플 수가 없다.
돈 자체가 행복은 아니겠지만, 하나의 척도인 것은 분명한 일이다. 이것을 부인한다면, 그것이 거짓일 것이다. 이 마음. 神도 거칠게 내려다보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