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자신을 알라

시시하고 시시한 이야기

by 시인 손락천

정신 나간 것처럼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작년 이맘때부터다. 그리고 1년 남짓의 시간이 흘렀고, 아홉 권의 책이 남았다.


44년을 살면서 이토록 글을 쓴 적도, 이토록 SNS와 친해진 적도 없었던 것 같다. 그래. 남은 것은 아홉 권의 책이 아니라 아홉 개의 희망인 셈이다. 서툰 희망, 그러나 그것으로 다시 청춘일 수 있는 희망 말이다.


생각과 감성과 어휘의 부족이 하나하나의 글마다 진득한 불협화음을 내고 있지만, 그 무엇도 의연하게 한 적이 없던 때에 비하면 이 얼마나 사람다운 삶인가.


돌아보면, 나는 여느 누구와 다를 것 없이 희망을 품었었지만, 그 희망은 실패를 두려워하고, 부끄러움을 두려워하고, 비난과 불평을 두려워하는 소극의 삶에서 시들어갔다. 그리고 희망이 시들어간 것도 모른 채, 나는 어찌하여 자꾸만 삶이 볼품없어지는 것인지, 타협이라는 이름하에 스스로의 색을 잃어가고 있는지를 탄식하기만 하였다.


“너 자신을 알라.”


우습지만 1년의 시간 동안 조금이나마 스스로를 알게 된 것에 감사한다. 아직 온전하게 안 것도 아니고, 무슨 크나큰 성과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부족하여도 응당 품어 향해야 할 희망, 스스로 살고 버티어야 할 그 무엇을 움켰다는 것에 기쁜 것이다.


그리고 나처럼 스스로를 알기에 소홀했던 이들에게 이 자그마한 희망을 나눈다.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생각하며, 어떤 것을 할지라도, 소중한 희망 하나가 마에 싹튼다면, 이미 결코 가볍지 않은 스스로의 삶을 누리기 시작한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