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4

하늘의 일, 사람의 일 1-4

by 시인 손락천

1-4


소장은 소송을 알리는 첫 서면이다. 즉, 법원에 소장을 제출함으로써 소송이 시작되는 것이다.


맨 위에 소장이라고 쓴다.


그 밑에 소송을 제기하는 의뢰인을 원고라고 표시하고 원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또는 법인등록번호를 기재한 다음, 다시 한 칸을 띄우고 원고의 주소를 기재하고, 원고가 법인이거나 단체일 경우 그 대표이사나 대표자를 기재한다.

또 마지막으로 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사를 기재함으로써 원고 부분의 기재를 모두 마친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서브프라임 주식회사이고, 소송명은 손해배상 기타이며, 원고의 대표자는 대표이사 일호였고, 소송대리인은 박봉수였다.


그 밑에는 소송의 상대방을 피고라고 표시하고 피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또는 법인등록번호를 기재한다.

그리고 다시 한 칸을 띄운 다음 소송명을 기재한다.


이렇게 원고와 피고 그리고 소송대리인과 소송의 이름을 모두 기재하였다면, 그다음으로 청구취지를 기재하여야 하는데, 청구취지라는 것은 원고가 법원에 ‘이렇게 판결을 해주십시오.’라고 요청하는 구체적인 문구를 말한다.


이 사건에서 나는 ‘1. 피고는 원고에게 100억 원 및 이 사건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이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라고 썼다.


그다음부터는 청구원인을 써야 한다. 청구원인은 청구취지대로의 판결을 구하는 구체적인 이유다.


나는 청구원인을,

‘원고와 피고는 2007. 9.경 피고가 원고의 구미역사 상업시설을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임대차 계약의 내용이 원고가 임대보증금 300억 원에 월 차임 3,000만 원을 지급하고, 아울러 원고가 역사 및 상업시설 이용자를 위한 지상주차장을 30억 원에 건축하여 이를 기부채납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구미역사 상업시설은 피고가 구미시로부터 지하주차장을 건축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여 그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던 것이어서 실제로는 지상주차장을 건축하여서는 아니 되고, 약 80억 원의 공사비가 소요되는 지하주차장을 건축하여야만 온전히 상업시설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을 수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마치 30억 원가량의 공사비를 들여 지상주차장을 건축하면 상업시설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아 이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것처럼 기망하여, 원고로 하여금 실제로는 약 80억 원의 지하주차장을 건축하도록 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로 인하여 입은 원고의 손해 모두를 배상하여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아울러 임대인인 피고는 구미역사 상업시설에 대하여 이를 완공한 후 임차인인 원고로 하여금 그 임차한 목적 및 내용에 맞도록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상업시설을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자신이 완공하여야 할 구미역사 상업시설에 대하여 그 잔여공사를 원고의 부담으로 하도록 하였던 바, 이 역시 상업시설을 하루빨리 운영하여야 할 원고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하여 원고로 하여금 부당하게 그 잔여 공사비 30억 원을 부담하도록 한 것이므로, 피고는 이로써 부당이득한 30억 원을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할 것입니다.’

라는 요지로 썼다.


그리고 그다음에 소장을 작성한 일자와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의 소송대리인을 기재하고, 관할법원을 기재하여야 하는데, 내가 소장에 기재한 작성일자는 2009. 11. 4.이었고, 소송대리인은 박봉수였으며, 관할법원은 대구지방법원이었다.


이 소장은 일호가 다시 한번 검토하였고, 최종적으로 박 변호사가 검토와 수정을 다한 이후에 대구지방법원에 제출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처리된 일련의 과정은 곧 내게 험난한 일거리의 시작을 알리는 요란한 경광등이 되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