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18

그들에 대한 예의, 그리고 나에 대한 예의 2-6

by 시인 손락천

2-6


2011년 9월 13일 오전 11시, 대구지방법원 43호 법정.


“오전 11시로 지정된 재판을 진행합니다. 먼저 2011 나 2436호 손해배상 청구 사건, 원고 이응년, 피고 택시공제조합.”


박봉수 변호사와 피해자측 소송대리인이 “예”라고 답하며 원고와 피고 석으로 나왔다.


“피고 소송대리인께서 원고의 소득과 관련해서 여러 문서등본송부촉탁신청을 하셨고, 그 회신이 모두 도달했습니다. 원천징수서류와 농지원부 등이 도착했는데, 보셨지요?”


박봉수 변호사가 회신자료를 보면서 말을 꺼냈다.


“네. 회신된 자료를 모두 이익으로 원용합니다.”


“저희가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자세하게 주장하였습니다만, 제출된 자료에 의하면, 원고는 1995. 10. 4. 이탈리아에 있는 루이자 다눈찌오 국립음악원을 졸업한 이래로, 경북과학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일하면서 얻은 연 500만원의 근로소득을 얻었고, 아울러 한국암웨이에서 사업소득 200만원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원고 소득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설사 원고가 그의 주장대로 여러 차례에 걸쳐 음악공연 등에 참가하였던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달리 그가 그 각 공연에서 얼마의 수입이 있었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고, 더구나 짧은 기간이나마 1심이 인정한 통계소득에 상당하는 소득을 얻었다는 자료가 전혀 없습니다.”


“반면에, 피고가 원고의 주소지인 경산시 사동의 주변을 탐문하여 본 결과, 원고는 그 주소지 주변의 토지에 대하여 농지원부를 가진 농민이라는 정황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사동 동사무소에 문서등본송부촉탁신청을 해 본 결과 원고 명의의 농지원부, 자경사실확인서류, 쌀소득등보전직접지불금신청 내역 등이 회신되었습니다만, 그 소출 규모가 매우 작았습니다.”


“따라서 원고가 자신의 소득에 대한 객관적인 입증을 하지 못한 이상, 원고의 일실수입은 일반농업종사자의 수입을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함이 옳고,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도시일용노임을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함이 옳습니다.”


재판장이 지긋한 눈빛으로 박봉수 변호사를 보며 말을 받았다.


“그래요. 일단 주장 내용은 알겠어요.”


그러고는 다시 상대방인 원고의 소송대리인에게로 눈을 돌려 말했다.


“원고의 소송대리인께서는 혹시 원고의 소득을 증빙할 수가 있는 다른 자료가 있다면, 그것을 취합해서 제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과연 어떤 이유로 1심 재판부가 적용한 통계소득을 원고에게 적용하여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상세하게 주장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원고 소송대리인께서 이 부분에 대한 증거와 준비서면을 제출하시면, 이에 대해서 다시 한번 검토 및 판단을 해보도록 하지요.”


“그리고 아직 피고 소송대리인께서 신청하신 병원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여러 문서가 회신되지 않았고, 또한 원고에 대한 각 전문 과목별 신체감정보완회신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음 기일은 위 각 자료가 모두 취합되어 종합적인 주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넉넉한 기간을 두고 잡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변론기일은 2011년 11월 15일 오후 2시로 정합니다.”


“그때까지 여러 자료가 회신되면, 양측 소송대리인께서는 자료가 취합되는 순서대로 각 쟁점사항에 대한 준비서면을 미리미리 제출하시어 이 날 전반적이고 총체적인 변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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