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3-1
3-1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이 인격을 형성한다.
생존하기 위하여 시작된 노동이 안락한 생존을 위한 경제활동을 낳고, 그렇게 활성화된 경제활동이 아니러니 하게도 생존과 안락의 주체인 사람이 아니라 자본이 우선인 자본주의 사회를 낳았다. 자본주의의 3요소는 토지, 자본, 노동이다. 그리고 이 중에서 토지와 자본은 생산수단이고, 소유권의 객체가 되며, 그것을 소유한 자가 노동자의 노동을 통제하여 이른바 생산수단의 소유자와 노동자의 안락을 위한 재화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언뜻 보아도 통제한 자에게 제공될 안락과 통제된 자에게 제공될 안락은 차이가 없을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는 생산되는 재화의 양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본주의는 스스로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하여 노동자에게 차이의 완화와 제한을 제시한다. 이른바 양보를 요구하거나 침해를 허락하지 않는 갑의 권리와 을의 권리, 그리고 복지의 이름으로 말이다.
이러한 구분 속에서 생산수단은 여러 가지의 모습으로 다양화되어 소유되고, 노동자는 노동자와 생산수단의 공유자 사이의 모호한 지점에서 다시 한번 우등한 계층과 열등한 계층으로 분화된다.
즉, 거대 갑과 거대 을의 구조 안에서, 다시 갑 사이에서도 무수한 갑을관계가, 을 사이에서도 무수한 갑을관계가 다양하게 분화되고 중첩되면서, 사실은 핵심자본의 소유자인 갑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 외의 부류는 을이면서도 갑이고, 갑이면서도 을인 물고 물리는 경쟁과 불화와 화해를 거듭하고 있다.
그 틈바구니에 내가 있다. 굳이 좌표로 치자면 을-을-을-을-갑 정도가 되는 지점에.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 서브프라임과 일호가 있다. 어쩌면 상황과 좌표에서 나보다 훨씬 우등할 수 있지만, 좌표에 비추어 보면 결코 정점의 갑일 수가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