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어디에도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25

진실, 어디에도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3-2

by 시인 손락천

3-2

서브프라임 사건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잔여 공사비와 관련한 항소심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 1심에서 승소한 공사의 종류가 설계도면상 분명히 본공사인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소심 재판부는 사건을 종결하고 선고를 내려달라는 우리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사건의 진행을 유지 중이다.


이유는 한국철도공사가 서브프라임을 상대로 하여 제기한 구미역사 상업시설에 대한 건물명도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채권과 채권이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러하기에 경우에 따라 서로 간의 채권이 상계되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을 위한다는 측면에서는 항소심 재판부의 그러한 판단에 옳은 점이 있다.


그러나 그러한 정당성은 원고와 피고를 대등한 관계라고 전제하였을 때에나 가능한 발상이다. 결코 자본과 자금의 규모에서 현저하게 열등한 일방의 소송 주체에게 적용할만한 논리가 아닌 것이다.


왜냐하면 소송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열등한 지위의 소송 주체에게는 그만큼의 시간과 비용이라는 악재가 덧붙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항소심 재판부의 논리는 표면적으로는 매우 정당하지만, 이면적으로는 ‘약한 자는 소송을 포기하라’는 비정의 논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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