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야너두 요가 가르칠 수 있어
4번째 시간.
잠을 많이 못 잔 관계로 점심 도시락을 못 싸서...
수업 3분 전, 근처 샐러드 가게에서 샌드위치를
포장해 들고 뛰어왔다.
뛰니까 배가 너무 고파져서
아. 샌드위치 하나만 먹을까 고민했는데
같이 수업 듣는 쌤께서 마들렌을 주시고
홋카이도로 휴가를 다녀온 원장님께서
간식 선물을 주신 덕에!
점심을 위한 샌드위치도 살고
공복에 커피를 받아내야 했던
내 굶주린 배가 겨우 살았다.
(내 혈당은 못 지킴)
이번 주 주제는 '상지 근육'
단순히 말하면 상체 근육이다!
이론시간 때는 워밍업처럼
근육들을 개괄적으로 살폈다.
승모근이 요즘은 등세모근이라 불린다는 것과
요가에서 가장 많이 듣는 근육 중 하나인 전거근과
난생처음 들어보는 흉쇄유돌근까지...
조금 비몽사몽이었지만
카페인 덕에 꽤 집중할 수 있었다.
이론 수업이 끝나고, 이번에도 다 같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점심을 먹었다.
또 수강생분들께서 챙겨 오신 과일을
얻어먹기만 한 나 자신...
다음에는 내가 꼭 왕창 싸 오리라 다짐하며
맛있게 흡입했다.
요가 아나토미(해부학) 수업.
각 근육의 시작점과 끝점,
기능과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아무래도 모두에게 있는 것이라 그런지 다들 하나같이 자기 몸을 만지작거리며 수업을 들었다
(안 만져진다는 근육인데도 일단 만져보고 보는 나...)
요가 아나토미가 다른 해부학과 다른 점은,
이 근육이 어떤 아사나에서 잘 쓰이는지 알아보고,
이 근육을 풀어주는지 배운다는 것이다.
수업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내가 줄곧 전거근이라고 생각했던 부위가,
사실은 전혀 다른 곳이었다는 사실.
지금까지 내 스스로를 감싸 안았을 때
날개뼈 안쪽으로 만져지는 곳이
전거근인 줄 알았으나...
전거근은 갈비뼈 쪽이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모두 오... 그렇구나 하고 대충 지나가려는데
선생님께서
"운동 많이 하는 남성분들 보면 가끔..."이라는 말에
(나 포함) 수강생 절반이
아!ㅎ
하고 얼굴을 붉혔더라는 것이다... (전거근 최고)
또 하나 놀라웠던 건,
우르드바 무카할 때,
꼭 어깨 '뒤로-아래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상부 승모근이 개입되면 목의 부담이 덜하면서
더 깊은 우르드바 무카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늘 어깨를 누르며 고개를 젖혔었는데,
내려야만 한다는 강박 속에 억지로 끌려내려 간
내 승모근과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온
목 관절에게 사과하고 싶었다.
(고개를 뒤로 젖히는 이것이 우르드바 무카)
몸에 대해 아는 게 많아질수록
아사나도 잘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생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건,
내가 모르던 나를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것.
지도자 과정 중에서
해부학이 가장 까다롭고 재미없는 부분일 줄 알았는데
연이은 충격적인 사실들로 눈 번뜩이며 들었다.
내가 이런 것도 좋아하는구나,
생각해 보면 난 가르치는 것도 싫어한다고 믿었다.
설명하고, 못 알아들으면 또 말해줘야 하고,
똑같은 말 또 하는 게 싫은 게 이유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사나를 가르치는 건 기대가 된다.
그렇다면 난 가르치는 게 싫은 게 아니었다.
가르칠 때 답답함을 느끼는 건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상대방이 얼마나 이해했는지 모르기 때문인 것 같다.
요가는 눈에 보인다.
상대가 어디서 막히는지,
어느 부분이 이해가 안 됐는지
두 눈으로 보여서 답답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얼마 배운 것도 없는데 벌써부터
요가 쫌쫌따리 지식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얼른 많이 배워서 주변 사람들 요가시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