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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진화를 위한 조건

연결을 통해 성장하기

by 도시관측소

Written by 김세훈


...앞의 글 <연결을 통한 진화>에서 이어집니다.



산업화 시대의 개인은 우수한 집단에 속한 상태에서 다른 집단과 협력하는 것만으로 남다른 기회를 움켜쥘 수 있었습니다. 큰 공장에서 일하고, 대기업의 간부가 되고, 명문대에 가면 많은 것들이 해결되었죠. 모두가 선망하는 큰 조직은 결국 시장 지배력이 엄청났고 그 안의 나는 누구나 하고 싶은 일과 기회를 움켜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1세기는 다릅니다. 집단의 규모나 국가의 힘은 개인의 역량이나 나의 안정성과 별개입니다. 성과가 좋은 기업이라도 계속 혁신하지 않으면 수월성의 유효 기간이 아주 짧습니다. 대기업의 내부 구조도 안정된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액 주주들이 기업의 경영진을 갈아치우는 사례가 벌어지고 있죠. 개인과 소수의 집단이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고, 이들이 연결되어 세상의 의미를 만들고 있습니다.


기업이든 도시든 연결을 통해 진화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되고 맙니다. 지금 갖고 있는 가치를 지렛대 삼아서 더 깊이, 더 넓게 진화하지 않으면 금방 어려움에 부닥치고 말죠.


그런 의미에서 좁은 인맥이나 집단주의에 기대 나를 드러내는 것은 위태로운 전략입니다. 남의 것을 내 것인 것처럼 포장해 이익을 보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인맥이 재산”이라는 말이 있는데,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인맥은 언제든 지갑에서 꺼내어 쓸 수 있는 화폐가 아닙니다. 갈고닦은 나만의 재능을 세상에 드러낼 때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간 한정 쿠폰입니다.


핵심은 연결을 통한 "진화"입니다. 인맥에 기댈 것이 아니라, 직접 내 손으로 일을 하고 조직에 기여해야 합니다. 내가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보상을 받고 혹은 스스로 성장하는 게 더 합리적인 전략이죠.



특히 인구와 시장이 줄어들어도 내실 있게 살아남아야 하는 축소 성장 시대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도시의 구성원들은 각종 자본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연결의 질과 확장의 폭발력을 키워야 합니다. 여기서 얻은 성과는 효과적으로 자산화가 이루어져야 도시에서 부를 축적할 수 있죠.


도시에 있는 하나의 자원이나 시설이 다른 자원과 경험을 더 윤택하게 만들고 이들이 서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됩니다. 이게 오랜 시간에 걸쳐 선순환을 하면 도시가 바뀌게 됩니다. 진화의 순간이 나타나죠.


의미 있는 연결이나 기업 간 중요한 거래, 또는 난제를 해결할 아이디어의 착안은 아무데서나 대충 일어나지 않습니다. 세심하게 디자인된 환경과 만남을 위한 조건이 필요하죠. 세계 여러 도시에서 이에 대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미국 라스베가스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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