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소의 등장

by 줄리엣 호텔

2주 후

세상은 계속 무너지고 있었다.

뉴스는 매일 새로운 재난을 보도했다. 지진, 태풍, 폭염, 한파. 자연재해가 전 세계적으로 발생했다. 과학자들은 설명할 수 없었다. 기후 모델이 모두 무너졌다.

그리고 사람들의 정신 상태도 악화되고 있었다.

진우는 복지관에서 그것을 직접 목격했다.

"진우 씨, 이 할아버지 좀 봐요."

김미선 선생님이 급하게 불렀다. 진우는 상담실로 달려갔다.

70대 할아버지가 의자에 앉아 울고 있었다.

"왜 이러세요, 할아버지?"

"무서워...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아... 꿈을 꿨어. 하늘이 갈라지고, 땅이 열리고..."

"꿈이에요, 할아버지. 괜찮으세요."

하지만 진우는 알고 있었다. 꿈이 아니라고. 할아버지가 본 것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다. 태극진의 균열. 우주의 균형 붕괴.

'더 빨리 움직여야 해.'

진우는 조급함을 느꼈다.

2주 동안 지영과 함께 다른 십이지신 계승자들을 찾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서울에만 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 중에서 한두 명을 찾는다는 것은...

"진우 씨."

지영이 전화를 걸어왔다.

"뭔가 찾은 것 같아요."

"정말요?"

"네. 뉴스 봤어요? 용산 화재 사건."

진우는 휴대폰으로 뉴스를 검색했다.

<용산 대형 화재, 소방관의 기적적인 구조> <무너지는 건물을 맨손으로 버틴 남성, 정체는?>

기사에는 한 남성의 사진이 있었다. 근육질의 체격, 단단한 인상. 그는 무너지는 건물 잔해를 혼자 들어올리고 있었다.

"이 사람... 십이지신 같아요."

지영이 말했다.

"느껴져요. 사진으로도."

진우도 느꼈다. 사진 속 남성에게서 강력한 기운이 느껴졌다. 갈색 빛. 묵직하고 든든한 에너지.

"소... 소의 기운인 것 같아요."

"어떻게 알아요?"

"토끼는 알 수 있어요. 다른 동물들의 기운을. 특히 소는... 특별해요. 가장 인내심 강하고, 가장 끈기 있는 동물이니까."

"이 사람을 찾아가볼까요?"

"네. 기사에 이름이 나와 있어요. 김동현. 용산소방서 소속이래요."

다음 날, 용산소방서.

진우와 지영은 소방서를 찾아갔다.

"김동현 소방관님을 만나고 싶은데요."

접수처 직원이 이상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무슨 일로 오셨는데요?"

"개인적으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요. 화재 사건 기사 봤거든요."

"아... 네. 잠시만요."

잠시 후, 한 남자가 나왔다.

키 185센티미터쯤. 넓은 어깨, 굵은 팔.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얼굴은 무뚝뚝했지만, 눈빛은 따뜻했다.

"저를 찾으셨다고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진우라고 합니다. 이쪽은 박지영 씨고요."

"김동현입니다. 무슨 일로...?"

진우는 주변을 둘러봤다. 사람들이 많았다.

"혹시...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서요."

동현은 잠시 그들을 관찰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따라오세요."

소방서 옥상.

동현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배 괜찮으시죠?"

"네."

"그래서, 무슨 이야긴데요?"

진우는 직접적으로 물어보기로 했다.

"화재 현장에서... 어떻게 그 무거운 잔해를 들어올리셨어요?"

동현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근력 운동을 많이 해서 그래요."

"아니에요."

지영이 말했다.

"우리 알아요. 당신도 받았잖아요. 십이지신의 기운을."

동현은 담배를 떨어뜨릴 뻔했다.

"...뭐라고요?"

"숨기지 마세요. 우리도 같아요."

진우가 손을 펼쳤다. 희미한 흰빛이 번쩍였다.

지영도 손을 펼쳤다. 녹색 빛이 깜빡였다.

동현은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

"당신들은..."

"호랑이요. 저는."

"토끼예요. 저는."

"그리고 당신은... 소죠?"

동현은 한참을 침묵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그가 주먹을 쥐었다. 갈색 빛이 손에서 피어올랐다. 진우나 지영의 빛과는 달랐다. 더 묵직하고, 더 안정적이었다.

"축(丑). 소의 기운을 받았습니다."

"언제요?"

"3주 전. 화재 현장에서였습니다. 아이가 건물 안에 갇혀 있었어요. 들어가야 했는데... 무너지고 있었죠."

동현이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그때 빛이 왔어요. 갈색 빛. 그리고 목소리가 들렸죠. '인내하라. 버텨라. 포기하지 마라.'"

"소의 메시지..."

"네. 소는... 끈기예요. 인내심이에요. 아무리 힘들어도 버티는 거. 아무리 무거워도 짊어지는 거."

동현이 자신의 가슴을 쳤다.

"이 힘으로... 아이를 구했어요. 무너지는 건물을 버텼어요. 등으로, 어깨로. 아이가 나올 때까지."

진우는 감동했다. 동현은 자신의 힘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었다. 약한 자를 구하기 위해.

"동현 씨."

"네?"

"우리와 함께하시겠어요?"

"함께요?"

"네. 십이지신 계승자들을 모으고 있어요. 무너진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요."

동현은 잠시 생각했다.

"몇 명이나 모았는데요?"

"지금 우리 셋이요. 하지만 더 찾을 겁니다."

"나머지 아홉 명은?"

"아직... 모르겠어요. 한 명은 알아요. 용. 하지만 그 사람은... 우리와 다른 생각을 해요."

동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용이라... 하늘의 지배자. 교만하고 독선적이죠."

"아는군요."

"소와 용은... 전통적으로 라이벌이에요. 소는 땅에서 일하고, 용은 하늘에서 군림하니까."

동현이 담배를 끄고 진우를 똑바로 바라봤다.

"좋습니다. 함께하죠. 어차피 저도 혼자서는 한계를 느끼고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세 사람은 악수했다.

호랑이, 토끼, 소. 셋이 모였다.

그날 밤, 카페에서.

세 사람은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했다.

"일단 나머지를 더 찾아야 해요."

지영이 말했다.

"쥐, 용(이미 발견),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아홉 명이 남았어요."

"어떻게 찾죠?"

동현이 물었다.

"뉴스를 계속 모니터링해요. 비정상적인 사건들. 초인적인 능력이 목격된 경우. 그런 뉴스가 나오면... 십이지신일 가능성이 높아요."

"합리적이네요."

진우가 노트북을 꺼냈다.

"제가 검색해볼게요. 최근 한 달간 이상한 사건들..."

뉴스 기사들이 쏟아졌다.

<강남역에서 목격된 초고속 질주, CCTV에 포착> <인천 부두에서 물 위를 걷는 남성 목격담> <부산에서 동물들과 대화하는 소녀?>

"이거..."

진우가 부산 기사를 클릭했다.

<부산 기장군의 한 농장에서 돼지들이 소녀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놀라운 목격담이 나왔다. 농장 주인의 딸인 박소희(22) 씨는 "그냥 대화하는 것뿐"이라며 특별한 게 아니라고 했지만...>

"돼지..."

지영이 중얼거렸다.

"해(亥). 돼지의 계승자일 수도 있어요."

"부산이면... 좀 멀긴 한데."

동현이 말했다.

"가봐야죠."

진우가 결심했듯 말했다.

"이번 주말에 부산 가봅시다. 셋이서."

같은 시각, 한빛그룹 본사.

현석도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이미 두 명을 모았다.

첫 번째는 미연(뱀). 도쿄에서 온 일본인 여성. 예지력을 가진 그녀는 미래에서 현석을 보았고, 그를 찾아왔다.

"당신을 따르겠어요."

미연이 말했다.

"미래에서 봤어요. 당신이 세상을 구하는 걸. 강력한 힘으로."

현석은 미연을 받아들였다. 예지력은 유용했다. 앞으로의 일을 미리 알 수 있다면, 대비할 수 있으니까.

두 번째는 민수(개). 서울에서 경찰로 일하던 남자. 그는 주인을 찾고 있었다.

"제게 명령해주세요."

민수가 말했다.

"저는 개입니다. 충성스러운 개. 누군가를 섬기고 싶어요."

현석은 민수도 받아들였다. 충성심은 중요했다. 흔들리지 않는 부하가 필요했으니까.

"좋아. 우리 셋이서 시작하자."

현석이 말했다.

"더 많은 사람들을 모을 거야. 하지만 아무나는 안 돼. 우리 방식에 동의하는 사람들만."

"어떤 방식인데요?"

민수가 물었다.

"강력한 질서를 만드는 거야. 혼돈을 제압하는 거. 힘으로."

현석의 눈에서 황금빛이 번쩍였다.

"우리가 이 세상을 구할 거야. 용의 위엄으로."

미연과 민수는 고개를 숙였다.

"따르겠습니다."

세상은 두 진영으로 나뉘기 시작했다.

아직 모르고 있었다. 진우도, 현석도.

하지만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호랑이의 진영과 용의 진영. 조화의 길과 지배의 길. 포용과 통제.

열두 명의 십이지신은 결국 둘로 나뉠 것이었다.

그리고 그 대립이... 세상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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