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교토시 기온 거리에 서다
어두운 공기까지 노릇노릇 구워낸 천막아래 가게
군것질 거리에 여러명이 줄을 섰다.
엄마의 저녁식사를 기다리는 꼬마같은 얼굴을 가린채
스마트폰에 무표정의 얼굴을 뭍는다.
기온 거리 끝에는 붉은 사찰이 서있다.
매달린 등, 옆에도 등
앞에도 등
아래도 도시의 등
어둠을 가리며 번져가는 빛들을 응시했다.
차게 닳은 뺨으로 느끼는 도시의 체온.
어제 본 사무실 전등과 그닥 다를 것도 없는데 괜히 애틋하다.
안경을 셔츠에 문질러 닦고 스윽 코 밑을 훔쳐본다.
뭐, 결국 이런게 여행이겠지. 익숙함에 닫힌 감각을 열어두는 것.
다시 달리자.
돌아가야지.
그대로 페달을 밟아 게스트하우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