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교토시 그 첫 밤 속에서
교토시를 가로지르는 큰 강 가모가와는
빠른 발걸음을 굴리며 흐르고 있었다.
낮은 채도의 도시에서 빛은 거둬지고 있었고
해는 아쉬운 분홍빛을 흘리며 끌려가듯 멀어졌다.
윤곽선만이 남아 흐르는 밤 교토 속
자전거의 속도를 따라 붙지못하던 내 몸은
시야를 뭉개고
소리를 흐리고
촉감을 그리워했다.
그렇게 모든 통신수단들을 잃어가자
새로운 감각이 고개를 드민다.
수신기관이나 전달기관 없이
색깔 찰흙을 뭉쳐가는 듯 덩어리진 감각들이
직구로 꽂혀 기억된다.
(일상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은 이런 기분을 평생 느끼지 못하겠지.
그들은 내 인식을 이상하다 할지몰라.
하지만 그들의 인식이 다수라고 하여 "정확"하고
내가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누가 정의할 수 있을까.)
문득 얇은 기타소리가 내 청각을 두드린다.
이어 시야가 선명해진다.
얼마나 달렸을지 모르겠다.
몇개의 전철역 입구를 지나쳐 페달을 밟은 것 같다.
배가고프구나.
저녁을 먹자. 표지판은 "Gion" 이라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