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교토시 철학자의 길을 걷다
아스락 부서지는 햇살과
이명처럼 흩어지는 시간의 틈에서
나는 푸름을 기다리는 갈색들과
눈인사를 나눴다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처럼 유영하는 개울물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편안함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그 자리를 오랜 시간 지키며
모습을 바라보던 돌다리가
잠시 멈춰쉬라며 어깨를 내어준다.
일요일 오후 두시의 햇살은
한껏 기지개를 킨 이불처럼
우리를 가만히 덮어주고 있었다.
내 방의 잘개켜진 이불도 창가에 앉아 햇살을 받고 있겠지. 생각하니 모든 것이 편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