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잘만 먹고 살더라

뉴욕 한달살기 Ch 7.

by 민지
집 근처 도보 7분 거리에 있는 Shoprite에서 보통 장을 봤다.

건강을 위해 샐러드 키트와 아보카도를 사서 예쁘게 플레이팅하고, 파스타를 정성스럽게 만들어 스테이크와 함께 먹는다. 아침을 만들고 싶어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고, 다음 날 뭘 먹을지 상상하며 기분 좋게 잠든다.


음식은 나에게 큰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저 배를 채워 움직일 에너지를 주는 수단이었고, 가족들과의 식사 시간은 웬만하면 피하고 싶다.


그렇게 과거는 내 발목을 잡았다. 시험 기간에 공부를 하다 독서실에서 잠들어버리면, 나는 그 대가로 나에게 저녁 먹을 시간을 주지 않았다. 대신 친구와의 전화에는 1-2시간을 아무렇지 않게, 아니 어쩌면 어쩔 수 없이, 투자했다. 그리고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떼운 저녁을 먹고 밤새 공부를 했다.


나를 챙길 수 있는 건 나뿐이다. 나에게 멋진 요리를 선물하기 위해 마트에서 꼼꼼히 장을 보고,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신경 써서 재료를 손질한다. 그리고 ‘생각해서 만들었으니 맛있게 먹어’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잘 깎은 과일과 함께 건네준다.


-


p.s. 나는 초록색 혹은 빨간색 음식만 먹는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