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시리즈
요즘 어느 외식업이나 다 그렇듯,
우리 매장도 많이 힘들고,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이러다 일자리가 없어지면 대출금상환에 큰 차질이 생긴다. 마음이 조급해진다.
창고에 있는 물건들을 팔아 조금이라도 돈을 만들어야 한다.
폐점한 매장에서 가져온 와인셀러가 상태가 좋으니 중고앱에 올렸다.
반의 반값에라도 누가 가져가면 좋으련만..
마침, 바로 누군가가 구매하겠다고 했다.
용달비는 자신이 부담할 테니 좀 깎아달라길래 조금의 에누리도 해줬다.
그 사람이,
자신이 주로 거래하는 중고앱이 있으니 거기에 올려주면 바로 결제하겠다고 했다.
예전에도 그런 분들이 있어 알겠다고 했는데..
티**몰에 올려달라고 했다.
처음 듣는 앱이다.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도 안 나오고 구글스토어에도 없다.
상대에게 다시 물었다.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고.
그 사람이 답했다.
"구글에 검색하면 나오는뎅;;"
아. 나는 토종 포털사이트만 쓰는 아지매라서 구글은 잘 안 쓰는데 이 녀석은 MZ인가.
쓸데없는 오기가 생겨 구글에서 검색해 보니 사이트가 하나 나왔다.
그런데, 구글에서도 사이트만 나오지 아무 검색이 되지 않긴 마찬가지.
요즘 MZ들이 즐겨하는 새로운 사이트인가 보다.
사이트를 둘러본 후 회원가입을 진행하려고 하는데.
뒷골이 서늘해진다.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말을 듣더라도, 나는 도저히 이 생소한 사이트에 내 정보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상대에게 생소한 사이트라서 회원가입을 못하겠다고 말하니 답이 없다.
마침 다른 분이 사겠다고 말을 걸어서 대화하는데, 그 사람도 마찬가지로 티**몰에서 거래하자고 했다.
촉이 왔다.
싫어, 너(희)랑은.
그리고 40분 후,
처음에 말 걸었던 분이 다시 채팅을 걸어왔다.
"3~4시간 동안 계정 해킹당했습니다. 물건 팔지 마세요."
이 사람의 판매이력은 17년도에서 멈춰있었다.
나는 19살 때 다이어트약 36만 원어치를 사기당한 이후로는 절대 사기당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그런데 살아보니 마음이 절실하거나 약해져있을때, 사기가 잘 스며들었다.
절실해도 돌다리는 두들겨야 한다. 늘 두들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