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엄마에게

Part1. -한 부모의 아들-

by 아인파파

엄마의 환갑을 기념해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고, D-20인 날 엄마에게 연락이 왔다.


"아들... 시골 할머니가 쓰러져 병원에 가고 있어..."


상황을 듣고서 제주도 여행을 취소하려는 내게 엄마는 다시 말했다.


"그냥 다녀오자고"


예상치 못한 엄마의 말에 어?라는 말로 답했다.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렇다. 엄마는 이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했었다.

또 하나는 자식인 나의 가족을 생각한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엄마의 말에 동의하지 않고, 바로 취소 버튼을 눌렀다.


90세인 외할머니는 뇌졸중으로 쓰러지셨고, 6시간 뒤 병원으로 이송되는 바람에, 수술을 했음에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으셨다.

이후 할머니는 지금까지 엄마와 말을 하지 못하고 계신다. 말은커녕 얼굴조차 마주하지 못한다.

할머니는 쓰러지시고, 두 달 뒤 돌아가셨다.


소식을 듣자마자 장례식장으로 갔고, 할머니의 영정사진을 보자마자 눈물이 나왔다.

어렸을 적 함께 살아온 친할머니와 달리 외할머니와의 만남은 연중행사였다. 평소 연락 한 번 안 했던 게 죄스러웠나 보다.

엄마와 삼촌들이 나를 위로해줬다.


발인 날이 찾아왔다.

장지로 이동하기 전 엄마는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엄마를 안고, 마지막으로 말했다.


"엄마 이제 좋은 곳으로 가서 편히 쉬셔요"


이 말과 당시의 모습이 지금 나의 머리와 가슴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겪는 일이다. 나에게도 찾아올 것이다. 그때 나도 엄마처럼 할 수 있을까? 아직은 자신이 없다.

할머니는 어떤 말을 엄마한테 해주셨을까?

내가 죽었을 때 내 아들이 나한테 같은 말을 한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 걱정 말고 너나 잘 살아라"


엄마가 자신보다 나를 생각해 여행을 가자 한 것처럼.

나도 아들을 먼저 생각할 것 같다.

할머니도 같은 말을 하셨을 거고, 하늘에서도 엄마 생각을 할 것이다.

자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그런 우리가 자식이 아닌 부모를 먼저 생각하는 순간이 바로 부모의 발인 날이 아닐까 싶다.


"할머니 이제 좋은 곳으로 가서 편히 쉬세요"

"할머니의 딸은 제가 걱정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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