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사법고시 합격자가 로펌을 떠난 이유.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도 정말 괜찮을까?

by 더블와이파파

변호사라는 직업은, 여전히 권위 있고 존중받는 자리다.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봤을 법한 길. 그래서일까. 그 길을 향해 걷는 사람에겐 늘 성실함과 치열함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얼마 전, <유퀴즈>를 보다가 눈이 가는 한 사람을 만나게 됐다. 최연소로 사법고시에 합격한 박지원 님이었다.


보통은 1차, 2차 시험을 나눠서 준비하지만 그분은 하루라도 빨리 끝내고 싶어서 두 시험을 한 번에 준비했다고 했다. 말 그대로, 고된 시간을 단숨에 뛰어넘고 싶었던 거다. “그냥 빨리 끝내고 싶었어요.” 그 말이 오래 남았다.


아, 그분에게 ‘변호사’란 꿈의 직업이 아니라, 빨리 지나가고 싶은 터널이었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또래 친구들이 인생에서 가장 자유롭고 즐거운 시기를 보낼 때, 그는 혼자 도서관에 앉아 모든 시간을 공부에 쏟았다. 그 몰입의 깊이를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그 노력 끝에 ‘최연소 사법고시 합격’이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국내 굴지의 로펌에 입사하게 된다. 부모님도 무척 기뻐하셨고, 언론에서는 연일 ‘최연소 변호사’라는 키워드로 조명을 했다. 남들 보기엔 참 멋진 시작이었다. 하지만 그 뒤의 이야기는 달랐다. “복지가 급여였어요.” 그가 웃으며 한 말은 웃음 같지 않았다.


입사 후 매일같이 사건에 휘말리고 예측할 수 없는 일정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여유도 점점 사라졌다. 돈은 벌었지만 거기에 나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그렇게 그는, 8년 만에 로펌을 나왔다. 변호사라는 타이틀도 내려놓았다.


행복하지 않으면, 그건 아무리 멋져 보여도 나에게 맞는 삶이 아닌 거니까. 변호사로 일할 당시, 통역사분들과 함께 일할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어릴 적부터 자신이 언어에 관심이 많았다는 걸 다시 떠올리게 된다.


근데 그 관심을 오랫동안 외면하고 살았던 거다. 통역사라는 직업 세계를 가까이서 마주하면서 ‘아, 이걸 직업으로 삼을 수도 있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다시 대학원에 진학했고, 지금은 통역사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말을 남겼다. “통역사가 더 나다웠어요.” 그 말,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았다. 뭔가… 너무 잘 이해되기도 했고. 사회가 정해준 가치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따라가는 일. 그건 어쩌면 더 용기가 필요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분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있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그 일을, 꼭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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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들으며 나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쓰는 시간은 결코 낭비가 아니구나. 앞으로는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될 거라는 확신도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내 아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일.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서 하고 있는 이 선택. 이 길 위에서 흔들리지 않기로, 끝까지 붙잡아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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