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한국리서치의 한 사회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84%가 ‘세대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청년층뿐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거의 모든 연령대가 세대 간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세대 갈등은 단순한 오해나 개인 간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에 깊게 자리 잡은 구조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서로를 오해하게 되었을까.
1. 기대의 방식이 달라졌다
MZ 세대는 자율성과 워라밸, 효율을 중시한다. 퇴사를 새 출발로 여기고, 자신만의 균형을 찾아가는 데 주저함이 없다. 반면 50대 이상 세대는 그런 모습을 보며 책임감 부족이라 판단하기도 한다.
“우리 땐 말이야”라는 말은 애정 어린 회상이지만, 듣는 이에게는 강요처럼 들릴 수 있다. 결국 충돌의 본질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서로 다른 기대다. 한쪽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고 말하고, 다른 쪽은 “왜 당신 방식이 정답이어야 하냐”라고 되묻는다.
2. 언어는 같지만,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은 다르다
문제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단지 어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정보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
MZ 세대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레드 같은 빠른 호흡의 플랫폼에 익숙하다. 반면 5060 세대는 뉴스, 신문, TV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각기 다른 채널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기에 현실을 해석하는 기준도 다를 수밖에 없다.
공감의 언어가 다르면, 마음은 멀어진다. 말은 하지만 들리지 않고, 들었어도 이해되지 않는다.
3. 정치와 미디어는 간극을 더 벌린다
세대 갈등은 단지 가치관의 차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때로는 언론과 정치가 그 간극을 더 벌려놓는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44%는 ‘정치권과 언론이 세대 갈등을 조장한다’고 답했다. 실제 뉴스 제목은 ‘요즘 애들’, ‘꼰대 문화’, ‘연금 세대’처럼 자극적인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클릭을 유도하는 프레임 속에는 무의식적 혐오와 단정이 녹아 있다.
그 누구도 갈등을 원하지 않았지만, 갈등은 언어와 이미지 속에 스며든 채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
4. 오해를 줄이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우리는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틀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르다는 것이 꼭 틀렸다는 뜻은 아니다.
세대는 고정된 구조가 아니라 흐름이다. 지금의 20대도 언젠가는 새로운 세대의 언어를 낯설어할 날이 온다. 그렇기에 단정하기보다, 묻는 태도가 필요하다. “왜 그렇게 생각하셨어요?”라는 질문 한 마디가 “넌 틀렸어”라는 판단보다 훨씬 멀리 나아간다.
공감은 동의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경청에서 시작된다.
5. 우리는 결국, 함께 살아야 할 사람들이다
세대는 다르지만, 함께 살아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마주한 사회 문제, 경제적 불안, 미래에 대한 걱정은 누구의 몫도 아닌 모두의 몫이다.
앞으로 세대 갈등이 더 심화될 것이라 답한 비율은 55%에 달한다. 지금이 그 흐름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정답을 말하려 하지 말고, 먼저 들어주자. 그리고 너무 쉽게 사람을 ‘정리’ 하지 말자.
‘요즘 애들’, ‘꼰대들’이라는 말엔 서로에 대한 피로감이 담겨 있다. 하지만 그 말이 나오기 전, 더 나은 대화가 가능했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자녀이자, 누군가의 선배이며, 또 누군가의 후배다.
세대를 나누기보다, 서로를 이해하는 연습이 필요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