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얇은 사람 주목하세요.

단점이 장점이 되는 과정

by 더블와이파파

나는 꽤 오랫동안 주변의 말 한마디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이었다.


스스로의 생각보다 타인의 시선과 평가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고,

무언가를 결정할 때도 내가 진짜 원하는 것보다는 다수가 선택한 방향을 좇는 일이 더 익숙했다.


돌이켜보면, 그 시작은 어린 시절이었다.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아버지 아래에서 자라며 나는 늘 ‘옳다’는 말을 듣기 위해 애써야 했다.


자유로운 선택보다는 눈치를 보는 쪽이 더 안전했고,

자신의 의견을 내는 일보다는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는 편이 훨씬 익숙했다.


인정을 받고 싶었다.

그래서 더 많이 따라 했고, 더 열심히 남의 기준에 나를 끼워 맞췄다.


친구들이 다니는 학원에 나도 가고 싶었고,

누군가 맛있다고 말하면 먹기 전부터 ‘그럴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선택들이 내게 진짜 잘 맞았던 적은 거의 없었다.


마음은 쉽게 바뀌었고,

금세 다시 반대되는 생각을 하곤 했다.


나와 맞지 않는 것들을 억지로 따라 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의 말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말이 내 생각과 조금이라도 비슷하면

‘봐, 역시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어’ 하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그건 반대를 위한 반대였고,

내가 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합리화였으며,

결국은 스스로에 대한 일방적인 정당화였다는 걸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인정할 수 있었다.


조급할수록 그 성향은 더 심해졌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가장 성적이 좋은 친구의 학습법을 그대로 베끼듯 따라 했다.


수면 시간도, 사용하는 교재도, 공부하는 방식도 달랐지만

‘저 친구처럼 하면 나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나는 내 방식을 모두 지워버렸다.


결과는 언제나 아쉬움뿐이었다.

후회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밤마다 꿈속에서조차 내 안의 누군가가 나를 향해 물었다.


“그때 왜 너의 방식대로 하지 않았니?”

그 질문은 내게 오랫동안 남았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흐르고 나서야 조금씩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타인의 조언을 듣는 건 중요하다.

경험 많은 사람의 방법을 따라 해 보는 것도 분명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 모든 걸 넘어서

결국 중요한 건 내 방식을 갖는 일이라는 걸 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고, 내가 잘하는 것을 더 깊이 연구하는 일.

그 과정이 나만의 원칙을 만들고, 그 원칙은 결국 내가 세상과 연결되는 방식이 된다.


바로 거기서, 나만의 길이 시작된다.


나는 한동안 ‘귀가 얇다’는 말을 약점처럼 느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귀가 얇다는 건,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쉽게 바뀐다는 건 오히려 수용성이 높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그러니 지금 나는 억지로 단점을 감추는 대신 그 안에 있는 가능성을 살펴보려 한다.


나의 성향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그 특성을 잘 다듬어 ‘특장점’으로 키워가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이제는 내가 걷는 이 길도 누군가에겐 작은 이정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누군가가 방향을 잃었을 때, 내가 지나온 길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지금을 살아간다.


그래서 내 이야기가 필요하다.

어떤 길을 선택했고, 어떤 방식으로 넘어왔는지를 조금은 선명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나 자신에게도, 그리고 언젠가 나처럼 흔들릴 누군가에게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블로그와 전자책 강의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