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꼭 알려줘야 하는 가장 중요한 능력

감정은 선이 아니라 점이었다.

by 더블와이파파

지난 토요일, 딸의 투정이 심했다.

그날은 아들의 유치원 행사 날이었다.


행사를 마친 뒤, 아들이 고깃집에서 외식을 하자고 했다.

딸은 싫다고 했다. 마라탕이 먹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오늘은 동생이 고른 메뉴로 하기로 미리 정했잖아."


하지만 딸은 고개를 저었다.

이미 마음이 살짝 틀어진 상태였다.

사실 그전에 작은 부딪힘이 있었다.


괜한 말꼬리를 잡다가 혼났고, 그 마음이 이어졌던 것 같다.

그 후로는 뭐든 부정적이었다.


싫다고 했고, 짜증을 냈고, 투정을 부렸다.

이 상태로는 가족 모두 기분이 상할 것 같았다.


나는 딸을 조용히 방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말했다.


"여기서 네 마음을 조금만 돌보고 다시 나와."

"지금 네 마음이 아프고, 힘들고, 뭐든 다 싫은 상황이라는 걸 아빠도 알아."


잠시 뒤, 딸은 마음을 조금 추스른 얼굴로 방에서 나왔다.

딸은 자신의 마음을 잘 돌본 것일까?




이번에는 아들의 차례였다.

집 근처 마트에서 보드게임 체험 행사가 있었다.


지난주에도 참여한 행사였는데, 게임을 하면 선물을 주는 방식이었다.

일요일 아침, 아들은 눈 뜨자마자 말했다.


"오늘 마트 가야지! 또 게임하고 선물 받아야지!"

기대에 찬 얼굴을 보니 서둘러 마트로 향했다.


게임을 마친 후 선물을 받으러 갔는데, 이번 주부터 품목이 바뀌었다고 했다.

아들이 원하던 카드는 사라진 것이다.


그때부터 아들은 모든 걸 부정하기 시작했다.

재미있다던 게임도 재미없다 했고, 걸어가는 내내 투정을 부렸다.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기대가 컸으니, 실망도 컸을 것이다.

나는 아들의 마음을 인정해 주고 싶었다.


“속상했지? 원하던 선물이 없어져서 정말 속상했겠다.”

그 말을 듣자 아들은 눈물을 보일 듯 말 듯했다.


하지만 투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나는 전날 딸에게 했던 말을 아들에게도 했다.


"잠시 네 마음을 살펴보고, 다시 이야기하자."

잠시 뒤, 물 한 잔을 마시고 생각에 잠겼던 아들이 조용히 말했다.


"아빠, 이제 괜찮아."

무언가를 깨달은 걸까?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본 것일까?


아이들이 자기 마음을 돌보는 법을 하나씩 배워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건, 내가 어른이 되어서도 잘하지 못했던 일이기도 하다.


나는 늘 감정을 정리하지 못한 채, 마음의 찌꺼기를 끌고 다녔다.

하나의 일이 마음에 걸리면, 그 여운이 다른 일까지 덮어버렸다.


하나의 부정적 감정이 다른 모든 걸 부정하게 만들었던 적도 많았다.

이제는 조금씩 깨닫고 있다.


감정은 ‘선’이 아니라 ‘점’이라는 걸.

연결된 선이 아니라, 하나하나 찍히는 독립된 점이라는 것을.


마침표를 찍을 타이밍이 온 감정엔, 주저하지 말고 점을 찍으면 그뿐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부정적인 상황 다음에, 다시 긍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힘.


그리고 자기 기분을 잘 다루는 기술이다.

그 기분에 따라 모든 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삶을 잘 살아간다는 건 내 감정을 잘 다스리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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