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명사회,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저는 호칭이 아주 많습니다.

by 더블와이파파

저는 호칭이 아주 많습니다.


1. 강사님(선생님)

평생교육기관에서 강의할 때는 ‘선생님’, ‘강사님’이라 불립니다.

학생들은 대부분 저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선생님’은 어린 시절 제 꿈이었습니다.

마흔이 넘어 그 꿈을 이룬 셈이지요.


2. 팀장님

회사에서 마지막 직책이었습니다.

지금도 귀에 맴도는 호칭입니다.

그 이름을 들을 때면 ‘또 뭘 해결해야 하지?’,

‘이제 무슨 일을 해야 하지?’,

‘앞으로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이 따라왔습니다.


3. 파파님

이제 제 이름보다 더 친근한 호칭입니다.

글에서 자주 보지만, 음성처럼 생생하게 들립니다.

70이 되어도, 80이 되어도 누군가의 파파님으로 불리고 싶습니다.

신중년 분들은 제가 정서적인 아빠 같다고 말씀합니다.


4. 작가님

두 권의 책을 냈지만, 아직은 어색한 호칭입니다.

누군가 부를 때마다 ‘나 말고 다른 사람 부르나?’ 싶어 돌아보게 됩니다.

매년 한 권씩 책을 쓰려는 목표가 있어,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다시 불리고 싶지 않은 호칭은 ‘팀장님’

가장 어색한 호칭은 ‘작가님’

이름보다 더 친근한 호칭은 ‘파파님’

앞으로 자주 불리고 싶은 호칭은 ‘선생님’과 ‘강사님’입니다

.

어떤 호칭이든 그 안에는 제가 살아온 시간이 담겨 있고,

앞으로 걸어갈 길도 함께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교류해 온 사람들의 교집합이 곧 ‘나’입니다.
그리고 내가 남긴 글이 ‘나’입니다.

내가 좋아해서 시간과 열정을 쏟았던 일들이 ‘나’입니다.
내가 남긴 나의 모든 흔적이 바로 ‘나’입니다.

그 자료들을 통해 ‘나’의 안에서 답을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정보의 과잉으로 지금 당장 한 걸음을 떼지 못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저 멀리 먼 미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나’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머릿속 시도만으로 지쳐서 한 발짝도 못 내딛던 각자가
이제 새로운 출발선에서 첫걸음을 걷고자 할 때,
그 방향은 밖이 아닌 ‘나’로 향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다음은 ‘세상에 불릴 나의 이름이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나’는 어느 조직의 대리, 과장, 부장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자녀, 누군가의 부모, 누군가의 친구도 아닙니다.
조직과 관계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는 누구인가 정의하는 것이 출발에 선 ‘나의 이름’입니다.

<시대예보 : 호명사회, 송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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