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이미 생각보다 좋은 글을 쓰고 있다

하루의 조각들을 이어 소설의 기초를 마련하기

by 민달이

Short Story, Small Talk

꿈, 미술, 음악, 책, 기억, 여행 등 일상에서 우리가 경험했던 일들을 어떻게 작품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글쓰기란 생각처럼 쉽지만 생각보다 어렵기도 합니다. 평범한 일상을 소설의 한 부분으로 만들려면 많은 공을 들여야 하죠. 무엇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막막해지는 순간 자신의 눈앞에서 직조되는 이야기들을 직접 보는 것은 소설을 쓰고자 하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short story, small talk] 챕터에서는 일상의 경험이 어떻게 소설의 한 조각으로 변화하는지 찾아봅니다. 자신과 다를 바 없는 무명 소설가의 편한 이야기들과, 유명 소설가의 완벽한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장면들은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나와 같은 소설가의 이야기

유명한 작가들의 이야기는 와 닿지 않는다. 나와 다른 세상의 이야기일 뿐이고 그저 책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내가 소설가가 될 수 있을까? 정말로 내 글이 소설이 될 수 있을까? 자신을 의심하고 자신의 글을 믿지 못하기도 한다. 이미 훌륭한 글감들을 가지고 있고 또 작품들을 조금씩 쓰고 있지만 사람들은 글을 쓰는 동안 내내 자신의 의지를 시험당하고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폄하하게 된다.


왜 그럴까? 신춘문예로 등단을 하거나 문학상으로 등단을 하는 사람 중 많은 사람들은 소설을 공부한 사람들이다. 문예창작과를 다니거나 졸업했거나 문학에 관련된 모임에서 글을 배우기도 한다. 등단 소감문을 보면 도와준 소설가들의 이름이 즐비하다. 하지만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는 보통의 사람들은 그런 것들을 보면 당연히 위축감이 들 수밖에 없다. 문학과 연결고리가 없는 사람들은 왠지 뒤처지는 것 같은 억울한 기분까지 든다. 나는 안 되는구나, 등단은 다 저런 사람들만 되는 거구나. 실망하고 포기한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좋은 글을 쓰고 싶고 소설가가 되고 싶은 일반적인 사람들은 처음부터 소설을 공부하진 않는다. 좋은 소설을 읽다가 혹은 힘든 순간을 끄적이다가 자신만의 글이 쓰고 싶어 지곤 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설을 쓰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불안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책을 사서 봐도 모두가 유명 소설가들의 이야기들일뿐. 열심히 읽어보지만 그것은 어쩐지 나와 같지 않다. 그들은 처음부터 그곳에서 출발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100미터 500미터 앞의 유명 소설가의 이야기가 아닌, 그저 자신보다 고작 1미터 앞에 있는 소설가의 이야기라면? 손 만 뻗으면 어깨를 잡을 수 있는 소설가의 이야기라면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자신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의 친숙하고 당연한 말들을 자신의 이야기로 치환시키기에 더욱 손쉬울 수 있다. 무엇보다 친근하고 '저 사람도 하는데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은 용기가 샘솟을 것이다. 소설가로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



유명 소설가들은 어떨까?

스티븐 킹, 도스토옙스키, WG제발트, 토니 모리슨, 안드레이 쿠르코프, 조너던 샤프런 포어, 잭 케루악, JD샐린져, 조셉 콘래드 등의 작품들은 어떨까? 작품은 그냥 생겨나지 않는다. 작가의 생애, 일상의 사건들, 특별한 시대상황들이 각각의 축을 이루고 단단하게 쌓아 올려져야 한다. 그래야 각각의 재료들은 아름다운 건축물로 거듭나는 것이다.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그럴진대 우리야 말해 무엇할까.


책을 읽으며 내가 감동했던 부분이 작가의 일상 중 한 장면이라는 걸 아는 것과 모르고 읽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모든 작품들이 현실에서 일어났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가 삶의 일부분과 작품을 따로 생각할 수만은 없다. 작가의 생활에서 혹은 그 생활로부터 비롯된 상상력들이 작품 안에 녹아드는 것은 사실이니까. 물론, 작가의 생활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큰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그런 부분들을 찾아보면 재미와 더불어 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큰 공부가 되지 않을까?



당신은 이미 생각보다 좋은 글을 쓰고 있다

우리는 글을 쓰며 종종 좌절감에 휩싸인다. 이런 글을 써도 되는 걸까? 나는 재능이 없는 것 아닐까? 심지어 그동안 썼던 모든 글을 의심하기에 이른다. 남들은 매일 좋은 글을 쏟아 내는데 나는 늘 제자리인 것만 같고 하루를 마감하는 글을 쓰는 것조차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런 느낌이 들 때 우리는 포기하고 싶어 진다. 재능이란 어차피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것이니 나는 소설가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만다.


하지만 당신이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 있다. 당신은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좋은 글을 쓰고 있다. 당신이 오늘 글을 처음 썼다면 쓰지 않은 어제 보다 좋은 글을 쓴 것이고, 일주일 간 글을 썼다면 일주일 전보다 좋은 글을 쓴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알겠지만 글은 쓰면 쓸수록 좋은 글을 쓰게 된다. 소설가들에게 가장 마음에 드는 소설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을 본 적이 있다. 그들의 대답은 어떨까? 문학상을 받은 작품들을 댈 것이라는 우리의 예상과는 다르게, 자신이 '아직 쓰지 않은 책'이라고 대답하는 소설가들이 생각보다 많다. 물론 내 대답도 그러하다.


쓰면 쓸수록 느는 게 글쓰기 기술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니 그런 대답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당신은 좋은 글을 쓰고 있다는 걸 늘 명심하길 바란다. 그런 마음을 잃지 않고 생활하며 잊지 않고 간직할 때 더욱 열정적인 글쓰기를 실행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당신은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좋은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