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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햇살 공격에 퇴각

좌충우돌 샌프란 생존기

by Aprilamb
'샌프란시스코 날씨 정말 좋다'는 말을 사진 올릴 때마다 듣곤 하지만, 이 곳에 살고 있는 내겐 정말 동감할 수 없는 의견인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곳의 미친 태양은 정말 대단해서 바깥에 나가서 오분만 걷다 보면 여기가 샌프란시스코인지 헬리오폴리스인지 헷갈리고, 신기하게도 구름이 끼거나 해가 뉘엿뉘엿 건물 안쪽으로 넘어가고 있어도 햇살은 닿는 얼굴 지글지글 태우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덕분에 미용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선블록을 필수로 발라줘야 하는데, 어설프게 로션 기능 + SPF20 이런 하이브리드 제품을 사용했다가는 일주일 동안은 얼굴 따가워서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게 된다. 물론 선글라스도 멋이 아니라 동공 보호를 위해 꼭 챙겨야 하는데, 깜빡 잊었다면 교차로마다 눈에 작렬하는 비밍 때문에 시야 확보가 안되어 길거리에 엎어지기 딱 좋다.


생각 없이 로션만 처덕처덕 바르고 나왔다가 집에 걸어가려는데 눈이 부셔서 정말 더 이상 전진 불가 상황이라 입에 욕을 한가득 담고 스타벅스에 와서 앉아있는데, 아니 실내에서도 오후 여섯 시 햇살이 길거리 택시 보닛에 반사된 빛을 맞고 얼굴을 찡그리게 되는 이 상황이 정말 정상인 건가.


원거리 보닛 썬빔 반사 어택 시전 중인 샌프란시스코 태양


커피와 같이 주문한 달달함 끝판왕 Toffeedoodle 쿠키가 평정심을 주지 않았다면, 뛰쳐나가서 보닛 위에 손날을 박는 그 어려운 일을 해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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