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에 제한되어 버린 스토리
모두가 극찬하는 인사이드 아웃은 놀라울 정도의 상상력으로 관객들을 매혹시키는 영화입니다. 모든 생물들이 머릿속에 존재하는 다섯 가지의 감정 컨트롤러들에 의해 바깥과의 소통 방식이 정해진다는 이 영화는 그 외에도 기억이 구슬에 저장되어 보관된 후 일정 규칙에 의해 그 기억들이 제거되는 프로세스나, 인간성을 구축하게 되는 섬의 설정 등이 동화적 구성 뒤쪽으로 치밀하게 정의되어 있습니다.
픽사의 애니메이션들은 '토이 스토리'부터 '몬스터 주식회사'를 거쳐 '업'까지 평범한 작품은 하나도 없었고, 애니메이션 그래픽도 늘 당대 최고였죠. 이번에도 역시 뛰어난 3D 그래픽과 섬세하고 귀여운 그래픽은 여타 다른 작품들과 차원을 달리할 정도로 뛰어납니다. 서양 디지털 애니메이션들은 대부분 조금 귀염성이 떨어지고 너무 현실적이어서 보고 싶은 마음이 샘솟지는 않는데, 픽사의 작품들은 캐릭터들도 귀여워서 개인적으로 늘 믿고 보게 됩니다.
'인사이드 아웃'도 물론 재미있게 보기는 했습니다만 그 뛰어난 설정에 부합하지 못했던 단출하고 평이한 스토리는 아무래도 옥에 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대상에 어린이들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복잡하거나 해피엔딩을 벗어나는 결말까지 기대한 것은 아닙니다만, 시골에서 도시로 이사 와서 적응하지 못한 주인공 꼬맹이가 가족의 사랑으로 이를 극복한다는 줄거리는 아무래도 제겐 좀 부족했거든요.
물론 그 문제 해결 과정 중에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는 여러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벤트들이 가득했지만, 그것들도 너무 산만하게 나열되어 관객들의 감정을 온전히 이끌고 나가는데 다소 부족했다는 생각입니다. 덕분에 뭔가 감동스럽거나 울컥할 것 같은 장면은 존재하지만 그 언덕까지 확실히 밀어 올려지는 힘이 약해서 애매하게 동감할 수밖에 없다고 할까요?
물론 '두 시간이 정말 후딱 가버렸구나.'라고 하게 되는 애니메이션이라는데는 절대 이견이 없으며, 약간 부족했다고 생각되는 부분 때문에 오히려 다음 작품을 더 기다리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슬픔이'를 원 안에 가두고 바깥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장면이라던지, 목숨을 쉽게 바치는 상상의 남자친구 수십 명이 기계에서 복제되어 나오는 모습은 조금 섬뜩했는데 어떻게 보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