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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나라의 앨리스'

by Aprilamb

전작이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혹평에도 불구하고 팀 버튼과 조니 뎁의 인기로 어느 정도 흥행수입을 올렸던 것에 비해, 이번 작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소리 소문 없이 폭망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사실 영화의 스토리가 뻔하긴 하지만 그것은 디즈니 가족영화의 전통적 특징이기도 하고, 감독이 바뀌었어도 분위기와 영상미는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니, 결론은 전작 흥행이 이상했던 것으로 정리되는 상황이네요.


두 번째 시간여행에서 헬레나 본햄 카터(붉은 여왕)가 동생의 거짓말에 분노하여 성 밖으로 나와 질주하다가 미끄러져 길거리 분수에 머리를 찧는 장면은 정말 내 머리가 아플 정도로 실감이 났는데, 저렇게 한번 부딪친 후에 그런 머리로 평생 살아야 한다니 - 심지어 부딪치지 않았어도 동생과 미모가 비교가 안 되는 상황인데 - 동생 꼴도 보기 싫어하는 것이 십분 이해가 갔습니다. 하지만, ‘미안해’ 한 번에 바로 ‘그게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야’ 하며 앤 해서웨이와 허그를 하는 건 디즈니 가족영화니 가능했을 것 같네요. 역시 저 같으면 허그 후 방심한 틈을 타 복부에 니킥을 밀어 넣었을 것 같습니다만.


후반에 붉은 여왕이 자신의 과거 모습과 조우하면서 주변 전체가 오색 석화되는 모습은 긴박감이 넘치면서도 너무 아름다웠어서 꼭 추천드리고 싶네요. 기대 안 하고 보면 영상미 만으로 시간은 훅훅 잘 가기도 하고, 코드만 맞으면 꽤 재미있게 보는 사람도 - 저는 아닙니다만 - 있을 것만 같은 영화 '거울 나라의 앨리스'입니다.


마지막으로, ‘골격이 조금 닮은 것 같기는 한데’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여전히 햇터는 조니 뎁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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