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와 그녀가 걸어온 길

서울, 오늘 날씨는 맑음

by Aprilamb

유투브 레드 구독 이후로 랜덤플레이 듣는 게 버릇이 되어버렸다. 좋아하는 곡을 선택하고 폰을 주머니에 넣어두면 해당 가수의 다른 곡 혹은 비슷한 곡들을 섞어가면서 지능적으로 플레이해주는데, 이게 좀 묘하게 중독된다. 가끔 아이유의 '사랑이 잘'을 플레이해 두고는 혁오의 'Tomboy'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거나 하기도 하는데, 정말 그 곡이 흘러나오면 지겨운 정기 회의가 취소된 것보다 더 짜릿해진다.


오늘도 생각 없이 아이유의 '밤편지'로 스타트 시켜놓고 안 읽히는 책을 읽고 있었는데, 갑자기 흘러나왔던 이 곡 '얼음꽃'. 아이유 외에 한 명의 여자 목소리가 더 들리길래 폰을 열어 확인해봤더니 김연아였다.
이런 방송이 있었나? 연예인들이 피겨스케이팅을 하는 장면들이 보이면서 언뜻언뜻 그들을 향해 미소 짓는 김연아의 모습이 보였다.


'저 많은 발자국들 그걸로 됐어 난 잘하고 있어...'


그 유치한 가사를 들으며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녀의 모습이 겹쳐 가슴이 뭉클해졌다. 아직은 어린 나이지만, 내가 알고 있는 그녀가 걸어왔던 길은 그 어떤 위인보다도 멀고 아득하게 느껴지니까.


걸어왔던 길이라는 건 사람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그 퀄리티나 성과와는 무관하게 지금의 나를 설명해주는 가장 든든한 이야기가 되어줄 것이다. 많은 후회도 있겠지만, 몇 안 되는 보람이나 행복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늘어갈 테니. 누구나 시간이 감에 따라 3분 남짓 뮤직비디오는 충분히 채울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김연아만큼 피겨스케이트도 잘 타고, 예쁘고, 노래도 잘하기는 힘들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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