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늘 날씨는 맑음
둘이야.
하나는 일본의 재즈 기타 듀오인 Depapepe의 동명의 앨범에 수록된 Kiss.
다른 하나는 영국의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보컬리스트인 Phildel의 Qi 앨범 수록곡인 The Kiss.
이 두 곡 모두 안쪽 주머니 깊은 곳에 넣어두었다가 가끔 기분이 지옥 밑으로 가라앉을 때,
'지금이 정말 최고로 바닥인 거야?'
하고 마음에 물어본 후 그렇다는 답이 나오면 꺼내 듣는 그런 곡이야. 웬만큼 견딜 수 있다면 꺼내기 아까우니까. 바닥에서 더 이상 고개를 들 수 없을 때 내성이 생겨버렸다면 곤란하니까.
한 번,
두 번,
그리고, 세 번.
가만히 물어보게 된다.
기타 프레이즈의 운지나 스트로크 하나 빼먹지 않고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는 Depapepe의 곡은, 내 마음이 어디에 있든 바로 수면을 통과해 하늘 꼭대기까지 리프팅시켜버려. 어쩌면 이렇게 둘의 호흡이 잘 맞을 수 있을까? 이 정도면 분명히 서로 마주 보며 연주했을 것 같은데 말야. 상대방의 다운 스트로크를 시선 위쪽으로 느끼면서 피킹 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만 같아.
반면에 딱 잔잔한 수면 위까지 인도하는 Phildel의 곡은 젓가락 행진곡 같은 느낌의 탑 라인이 얼마나 환상적인지 몰라. 천계의 꽃밭으로 진입하는 끝없는 계단을 오르는 듯한 핑거링은 네 머릿속의 잡념들을 모두 흩어버리고 말 거야.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어떤 고민에 빠져 있었는지는 잊어버린 채로, 건반이 쌓고 있는 계단을 숨이 턱에 차오를 때까지 오르게 된다니까.
그러다 보면 다시
'휴. 이제 기운 내 볼까?'
할 수 있게 돼.
그래서, 난 이 두곡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