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키스는

서울, 오늘 날씨는 맑음

by Aprilamb


둘이야.


하나는 일본의 재즈 기타 듀오인 Depapepe의 동명의 앨범에 수록된 Kiss.

다른 하나는 영국의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보컬리스트인 Phildel의 Qi 앨범 수록곡인 The Kiss.


이 두 곡 모두 안쪽 주머니 깊은 곳에 넣어두었다가 가끔 기분이 지옥 밑으로 가라앉을 때,


'지금이 정말 최고로 바닥인 거야?'


하고 마음에 물어본 후 그렇다는 답이 나오면 꺼내 듣는 그런 곡이야. 웬만큼 견딜 수 있다면 꺼내기 아까우니까. 바닥에서 더 이상 고개를 들 수 없을 때 내성이 생겨버렸다면 곤란하니까.


한 번,

두 번,

그리고, 세 번.


가만히 물어보게 된다.


기타 프레이즈의 운지나 스트로크 하나 빼먹지 않고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는 Depapepe의 곡은, 내 마음이 어디에 있든 바로 수면을 통과해 하늘 꼭대기까지 리프팅시켜버려. 어쩌면 이렇게 둘의 호흡이 잘 맞을 수 있을까? 이 정도면 분명히 서로 마주 보며 연주했을 것 같은데 말야. 상대방의 다운 스트로크를 시선 위쪽으로 느끼면서 피킹 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만 같아.


반면에 딱 잔잔한 수면 위까지 인도하는 Phildel의 곡은 젓가락 행진곡 같은 느낌의 탑 라인이 얼마나 환상적인지 몰라. 천계의 꽃밭으로 진입하는 끝없는 계단을 오르는 듯한 핑거링은 네 머릿속의 잡념들을 모두 흩어버리고 말 거야.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어떤 고민에 빠져 있었는지는 잊어버린 채로, 건반이 쌓고 있는 계단을 숨이 턱에 차오를 때까지 오르게 된다니까.


그러다 보면 다시


'휴. 이제 기운 내 볼까?'


할 수 있게 돼.


그래서, 난 이 두곡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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