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냥 알려드립니다
아직은 모르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았다.
집을 나와 길을 걷다 보면 그걸 알 수 있었다. 무릎까지 덮는 패딩을 입거나, 입까지 둘둘 목도리를 말고 다니는 사람이 아직도 꽤 많았으니까. 이건 비밀이지만 사실 나는 지난주부터 알고 있었다. 드디어 봄이 시작되었다는 것, 이미 겨울은 주변에 없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혼자만 알고 싶어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봄을 누리고 있었다.
두터운 외투 대신 가벼운 외투를 입는다던가,
두터운 외투를 입었다면 니트는 피한다던가,
니트를 입게 되면 셔츠 대신 얇은 티를 받쳐 입는다던가,
하면서 말이다. 그 정도라면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할 것 같았고, 일주일 동안은 정말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은 그렇게 조심했는데도 알아채는 사람이 한둘 있었다. 심지어는 건물을 나설 때도 등 뒤로 누군가가 내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옷차림을 보니 이제 봄인가 봐요?’
들켜버린 게 싫어서 못 들은 척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건물을 빠져나왔지만, 아무래도 이제는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길을 걷다 보니 오늘 바람은 더 심해서 누구라도 - 물론 낯짝 피부가 두꺼워 추위를 느끼지 못했던 몇몇은 제외해야겠지만 - 겨울바람이 아닌 것을 알아채고 말 거다.
‘제기랄, 오늘 저녁에는 뉴스에도 나오겠는걸?’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