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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아침

오늘의 기온은...

by Aprilamb


어제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현관 바깥쪽에서 훅 밀려들어오는 찬 공기가 그렇게 추울 수가 없다. 그렇게 그 바람을 얼굴로 받으면서, 오늘 두 번은 나가지 않겠다고 결심했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다시 바깥으로 나오는데, 어제와는 다르게 참을 수 있을 만큼의 기분 좋은 한기가 아파트 주변에 가득 차 있다.


‘시원해...’


.....


몇 년 전 한참 스노우 보드에 미쳐 있을 때 홋카이도의 니세코 빌리지를 갔었다. 근처는 마치 인형극 속 미니어처 같은 오두막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고, 그 이유로 스키장은 다른 곳보다 훨씬 더 크게 느껴졌다. 그때는 정말 머슴처럼 하루 종일 보드를 탔었는데, 봉우리 사이를 왔다 갔다 하다 보면 금방 해가 폭포처럼 떨어져버렸다. 그러면, 어둑어둑해진 스키장을 나와 리조트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어둑어둑해진 길을 따라 근처의 노천탕에 갔다. 그 동네에는 그것 말고는 별 달리 할 일도 없으니까.

그렇게 내리는 눈을 맞으며 노천에 몸을 누이고 있다가 다시 바깥으로 나오면, 얼마 동안은 어떤 차가운 바람도 뜨거운 몸을 식혀주는 봄바람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노천탕 앞에서 세상에서 가장 차가운 바람을 가을 저녁 창문을 넘어 흘러들어오는 산들바람처럼 맞았더랬다.


...


오늘 아침 집을 나서면서 그때가 떠올랐다.


’어제는 너무 추웠어. 매일 오늘만 같으면 겨울나기가 좀 편할 텐데...’ 하면서 습관대로 날씨 앱을 들여다보니 영하 13도였다. 응?


영하 13도?


어제는 영하 11도였다.


계속 오늘 같으면 지옥 같은 겨울이 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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