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에서 인터넷 신청(1/2)

좌충우돌 샌프란 생존기

by Aprilamb


이제 마지막 관문이 남았는데, 바로 인터넷 신청.


인터넷은 집을 구하러 다닐 때에도 늘 확인 일 순위였다. 그런데 생각 외로 무상으로 WiFi가 지원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결국 집을 구하고 보니 "인터넷? 그게 뭔데?" 하는 집주인을 만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이 집을 볼 때에는 세탁, 인터넷 모두 다 물어보지 않았구나. 내가 좀 그렇다.

미국에 사는 친구들에게 인터넷 설치 관련 질문을 해봐도 딱히 만족스러운 대답을 해주는 사람이 없다. 심지어는 어떤 통신사를 사용하는지 모르는 친구도 있다. 하긴 통신사를 매년 바꿔가면서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그러고 보면 나도 한국에서 10년 동안 인터넷 서비스를 변경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어쨌든,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결론.


우선 인터넷을 뒤져보니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꽤 많았는데, 조건들이 다른 듯 비슷해서 상품 구성 페이지를 아무리 정독해도 헛갈리기만 했다. 한글로 쓰여있다 해도 복잡할 것 같은데 영어로 되어있는 상품 조견표라니, 대충 보면 괜찮아 보여도 뒤에 뭔가 엄청난 사기가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홈페이지 상품 조견표 옆의 웃음이 멋진 모델이 ‘자, 골라보세요. 뭘 골라도 손해를 보게 될 테니까요!’ 하고 말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홈페이지에 집 주소를 입력하면 서비스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우리 집은 초고속 인터넷은 모두 불가능했다. 오래된 주택은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샌프란시스코는 마켓 스트리트 근처를 제외하면 대부분 오래된 주택들이잖아. 그렇다면 대체 초고속 인터넷은 누가 쓰는 거지?


어쨌든 이사 온 집에 사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게 최고일 것 같은데, 도대체 집에 사는 사람들을 마주칠 수가 없는 것이 문제였다. 이 건물에 나 혼자 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미국 드라마를 보면 빌딩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친구가 되어 서로 웃고 떠들고 하던데, 이 건물에서는 문소리조차 들은 적이 없다. 혹시 마주친다 해도 첫 대면에 인터넷 관련 문의를 하기는 애매하다.


몇 번 인사를 하고,

음식을 너무 많이 했다고 나눠 주기도 하고,

식사를 같이 하거나 책을 빌려 읽거나 하면서 친분을 쌓은 후에,

같이 비디오 게임 따위를 하다가,

‘아 그런데, 너 인터넷은 뭘 사용하니?’


해야 그나마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그렇다면 내겐 좀 어려울 것 같아서, 밖으로 나가 발로 뛰며 서비스 구조를 습득해보기로 했다.


우선 매장이 넘쳐나는 마켓 스트리트로 향했다. 호텔에 있을 때는 바로 앞이었는데 이사 온 집에서는 버스로 20분이 걸렸다. 도착해서 무작정 걷다 보니 바로 스프린트 매장이 보인다. 문을 밀고 들어가니 붙임성 좋아 보이는 직원이 얼굴에 미소를 가득 머금은 채로 다가왔다.

홈 인터넷 서비스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더니 한참 고민하다가 ‘음, 집에서 사용하실 거라면, 이런 게 있어요.’ 하며, 국내의 에그 비슷한 무선 인터넷용 기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나는 유선 인터넷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더니, AT&T에 가서 물어보라고 한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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