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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늘 어렵다

웰 메이드 드라마에 대한 토론회

by Aprilamb


일을 같이하는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면서 드라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오늘의 콘텐츠는 노희경의 '라이브'와 방영한 지 조금 된 '검색어를 입력하세요:www'였다. 둘 다 코로나 시대에 이미 접수해버린 드라마. 주인공들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친구 중의 하나가 묻는다.


'선택해봐요. 정유미! 임수정!'


순간적으로 얼어붙고 말았다. 도대체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 거지? 엄마, 아빠 중에서 누가 좋은 지 고르라는 게 말이 되나. '라이브'에서 이광수와 공원을 걸을 때 바람에 단발머리가 흩날리던 정유미의 모습이 떠올랐다. 에피소드 전체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어. 하지만, 'www'에서 장기용의 동창회 참석에 대한 질투를 재연하는 임수정도 엄청나게 귀여웠지.


'아니, 대체 왜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하시는 거예요?'


다시 정유미가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당차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당당하고 다부진 표정연기가 일품이었어. 하지만, 전파가 닿지 않는 건물 뒤편에서 전혜진에게 무섭게 쏘아붙이던 임수정도 대단했으니까. 전혜진 같은 끝판왕 같은 캐릭터를 상대하는데도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이게 뭐라고 그렇게 고민하시는 거예요?'


하지만 이것 만큼 고민되는 게 또 있나 싶은 나는 결국 대답하지 못했고, 다른 드라마 이야기로 화제가 넘어가고 말았다. 그리고, 자리에 돌아와 있는데 갑자기 메신저로 그 질문을 했던 친구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지금 데이터베이스 조회 좀 해주세요.'


나는 작업을 마친 후 대답했다.


'임수정'


'네? 아... 드디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대답하지 말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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