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애견 라이프
우리 애는 이상하게 다른 강아지가 옆에 있는 것을 불편해하는 편이다. 다른 강아지들은 처음 보더라도 금방 서로 친해져서 같이 떼로 몰려다니는데, 좀처럼 그들과 섞이지 못하는 이유가 뭔지 가끔 궁금해질 때가 있다.
산책을 할 때도 보통은 요조숙녀처럼 뒷다리를 꼿꼿하게 펴고 조용조용 다니는 편인데, 시야에 다른 강아지가 보이기만 하면 - 심지어는 느껴지기만 해도 - 정말 미친 X 처럼 짖어댄다. 안고 있을 때는 정말 금방이라도 뛰쳐나가 물어뜯을 듯이 난리를 치고, 리드 줄에 묶여 있을 때는 확실히 묶여있는지를 확인 - 그게 느껴짐 - 한 후 몸을 날린다. 어느 정도 자신이 안전한 상황에서 그러는 걸 보면 아무래도 파이터 기질 때문이라기보다는, 겁을 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고 할까?
그중에서도 가장 흥분하는 경우는 가장 안전한 장소인 집 안에 있을 때 발생한다. 집에 있을 때는 늘 멍한 표정으로 소파 등받이 위에 엎어져 텔레비전을 보는 게 일인데, 아파트 바깥으로 강아지가 지나가는 것만 감지되면 정말 정신 줄 놓고 요란하게 짖으며 창쪽으로 뛰어간다. 소리로 아는 건지, 냄새로 아는 건지, 아니면 신이라도 내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마다 창가에 가보면 정말 강아지가 지나가고 있어서 놀라게 된다. 어쨌든, 내가 보기에 저렇게 집을 가로지르다가는 언젠가 식탁 다리나, 소파 기둥에 부딪칠 것만 같은데, 쿠션으로 싸 두어야 하나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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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리드 줄에 묶여있지 않을 때 옆에 큰 개가 오면 못 본 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