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뚝딱 종이 공작실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귀여운 맥북용 데칼을 보고는 너무 귀여워서 바로 구매를 했었다. 사과를 잡고 매달려 있는 귀여운 고양이 데칼은 아래처럼 생겼다. (너무 귀엽죠?)
그런데, 아이패드용 매직 키보드에도 사과 무늬가 있다는 것 혹시 아셨나요? 아마 실제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잘 모를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아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잘 안 보입니다
그렇다. 음각으로 푹 들어가 있기만 해서 잘 안 보인다.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사용할 때마다 왠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미친 듯이 키보드를 두드리다가도 피바다에 떨어진 빨간 사과, 혹은 잔디에 떨어진 덜 익은 초록색 사과 같은 뒷면이 생각나면, 글이고 뭐고 쓸 맛이 딱 떨어져 버렸다. 그래서, 애플 제품마다 들어있어서 집에 넘쳐나는 흰색 사과 스티커를 대충 가위로 슥슥 잘라서 붙여봤다.
그런데, 고양이 데칼을 살 때 두 개를 주문해서 - 붙이다가 실수했을 때 다시 이삼일을 기다리기 싫었음 - 하나가 더 남아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보통 사이드카로 맥북과 아이패드를 붙여두고 같이 사용하니까 둘 다 고양이가 붙어있으면 왠지 두배로 귀여울 것 같다. 하지만, 아이패드 매직 키보드의 사과는 맥북 사과보다 많이 작아서 고양이가 너무 크다는 문제가 있었다.
다행히 고양이 데칼은 단색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대충 가위로 고양이를 날씬하게 재단해버리기로 했다. 성격이 급하기 때문에 밑그림이고 뭐고 가위부터 들이대는 나. 고양이 머리의 면적을 줄이고, 등을 깎고, 꼬리를 가늘게 만들고, 팔다리를 조금씩 짧고 얇게 잘랐다. 엄마 고양이 옆에는 새끼 고양이가 있어야 제격이니까. 이 정도 크기면 작은 사과에도 비슷한 모양으로 매달릴 수 있겠지?
재단한 고양이 데칼을 아이패드용 매직 키보드 뒤쪽에 잘라 붙여둔 사과 위쪽에 살며시 포개 붙여주었다. 내 눈대중은 옛날부터 좀 정확하기로 소문이 났었지만, 의미 있게 사용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여러분, 재능은 언젠가는 꼭 쓸 때가 옵니다!
붙여놓고 나니 맥북보다 아이패드용 매직 키보드 쪽 데칼이 더 귀여워 보인다. 한 땀 한 땀 직접 오려 붙이는 바람에 세상에 한 마리밖에 없어서 그런 건지, 단순히 더 작아서 그런 건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색깔도 왠지 더 잘 어울리는 것만 같다.
그냥 그렇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