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죽음에 대해서

떠나는나와 남겨진자

by 자유와재미



아름다운 죽음에 대하여


오로지 나만 생각한다면

지금 죽는다 해도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남겨질 사람들을 떠올리는 순간

죽음은 더 이상

나만의 선택이 아니다.


부모님보다 먼저 간다면,

지금의 나보다 더 어린

나의 아이들을 두고

내가 먼저 떠난다면.


그 어떤 나이의 죽음도

‘적당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내 나이에도 난 겪지않은

상실의 아픔을

아이들에게 먼저 주고 싶지는 않다.

상실에는

적당한 나이가 없다.


어쩌면 죽음은

떠나는 나보다

남겨진 사람들의 시간 속에서

더 무거울 것이다.


아름다운 죽음이란 무엇일까.


고통이 없는 죽음일까,

준비된 죽음일까,

잘 정리된 삶의 끝일까.


아니면

남겨진 사람들이

너무 오래 무너지지 않아도 되는 죽음일까.


내가 떠난 뒤에도

각자의 삶을

죄책감 없이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

그리움은 남되

삶을 붙잡지는 않는 상태.


그래도,

남겨진 이들은 살아간다.

아니, 살아낸다.


마음에 품고,

기억에 품고,

의식의 가장 깊은 곳에

조심스럽게 접어 둔 채로.


그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자주 떠오르지 않을 뿐이다.


어느 날은 아무렇지 않다가도

어느 날은

숨이 잠시 멎는 것처럼 올라온다.

이유 없는 공백처럼,

예고 없는 파도처럼.


그렇게 남겨진 사람들은

기억을 잊어서가 아니라

기억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떠오를 때마다 무너지지 않고,

매번 설명하지 않아도 되도록

기억을 마음속 깊은 곳에

다시 내려놓는다.


담담해질 때까지.

아니,

담담해지는 척이 가능해질 때까지.


그래도 삶은 계속되고,

시간은 사람을 데리고 앞으로 간다.


살아간다기보다

오늘도 또 한 번,

살아낸다.


아름다운 죽음이란

잘 죽는 방법이 아니라

잘 살아낸 시간의 총합일지도 모른다.


미안함보다

감사가 먼저 떠오르고,

후회보다

기억이 오래 남는 것.


떠난 뒤에도

사람들 마음속에

온기가 남아 있는 삶.


그래서 오늘도

나는 죽음을 생각하다가도

하루를 또 살아간다.


남겨질 사람들을 생각하며

지금의 나를

조금 더 살뜰히 쓰는 것.


그것이

떠날 나와

남겨질 이들 모두에게

가장 덜 아픈 선택이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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