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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충만한삶 Oct 20. 2019

내 삶을 변화시킨 세 번의 전환점

나는 조금씩 성장해왔다

내 삶을 크게 변화시킨 세 번의 전환점에 대한 글을 쓰려고 생각하다 보니 의외로 그 세 번의 순간이 언제인지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아마도 내 인생에 가장 최근의 사건들이 떠오른 것 같기도 하지만, 어릴 때보다 나이 들어서 더 인생의 깊이랄까 고통이랄까 이런 것들이 더 컸기 때문일 것이다.


첫번째 순간은 바로 아이를 낳은 사건이다. 결혼자체도 나의 삶을 어느정도 바꿔놓은 큰 사건이긴 했지만 아이를 낳는 것에 비할 바는 아니다. 하나의 생명을 낳아서 기른다는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행복한 일이었고 동시에 훨씬 힘겨운 일이었다.

나의 소중한 보물 둘


결혼 후 3년간 아이가 생기지 않다가 만난 아이여서  더 반가운 마음에 태교도 열심히 하고 출산의 순간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다  자연주의 출산을 선택해 아이도 낳은 순간은 참 뿌듯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를 낳은 기쁨도 잠시, 자지 않고 울어대는 아이를 어찌해야할지도 모른 채,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어설픈 엄마가 되어 있었다.


부족한 엄마를 만난 덕에 첫째는 고생도 많이 했다. 엄마가 된 걸 후회하는 순간들도 없지는 않았지만, 아이를 낳은 것은 내 생애 가장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의 깊이가 달라졌고, 나의 밑바닥을 보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못난 나도 마주했다. 그리고 그런 나를 인정해주고 나는 나로 바로서기 위해 노력했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분명 그만큼 변화하고 있다.


영화 컨텍트에서 주인공은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외계언어를 습득하면서 알게된다. 아이의 불행한 미래를 알면서도 그녀는 아이를 낳고 기를 결심을 하는데, 그 선택이 이기적인건 아닐까 싶으면서도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에서 아이만큼 나를 순수하게 사랑해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다. 이처럼 큰 선물을 어디서 받을 수 있을까?


두번째는 아이 둘을 데리고 제주 한달살이를 간것이다. 나는 늘 제주살이를 동경해오긴 했다. 하지만 기저귀도 못 뗀 첫째와 걷지도 못하는 둘째를 데리고 남편없이 제주 한달살이라니... 특별한 계기가 아니었다면 결코 실행에 옮기지 못했을 것이다. 남편과의 위기가 역설적으로 나를 저 멀리 제주로 떠나게 했다. 육아수당으로 받은 돈을 앞뒤 재지않고 투자?해 바로 일을 저질렀다. 어린 아이 둘을 데리고 낯선 곳에서 사는 경험은 그러나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아이 둘 데리고 많이도 돌아다녔다.


심란한 마음을 달래고자 떠난 제주살이는 어쩌면 나의 이기적인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둘째는 자주 아팠고, 가뜩이나 예민한 첫째는 반항이 극에 달했다. 마음이 심란했던 내가 첫째와 많이 부딪혔음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당시 나에겐 마음의 여유라는 게 없었고, 그걸 찾아 떠났지만 제주살이는 하루하루가 극한직업같았다.


하나는 안고 하나는 업고 다니기도 많이 했고, 비자림에 간 날은 아이가 둘다 잠이 들어 그냥 입구에서 몇시간이고 앉아있기도 했었다. 운전은 손을 놓은지 오래라 주로 택시를 타고 다녔고, 하나는 안고 둘째는 업은채 버스를 타고 해변에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가 조금씩 강해지는 걸 느꼈다. 겁이 많이 없어졌고, 뭐든 못할 일이 없을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아이를 연달아 낳아 육아만 하면서 약해진 멘탈이 제자리를 찾고 그걸 넘어서는 경험이랄까? 하루하루가 전쟁같이 힘들었지만 아이들이 잠든 이후는 참으로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고, 나 스스로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며 보냈다. 고생스러웠지만 결코 잊지 못할 경험이다.

제주에서 살던 우리의 공간


마지막 세번째는 가장 최근의 씽큐베이션과 그로부터 파생된 한달쓰기,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한달 매거진까지 책과 사람과 신뢰와 연결의 경험을 한 것이다.


나는 사실 만나는 사람의 범위가 늘 좁았다. 학창시절은 학교와 집, 회사다닐때도 회사와 집,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하면서는 그마저도 없어져 집집집... 나의 자존감이 바닥을 치며 책을 찾았지만, 뭔가 성에 차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나의 멘토인 고영성작가님과 신영준 박사님이 무료봉사?하시는 독서모임인 씽큐베이션에 지원하게 됐고 운좋게 붙을 수 있었다. 체인지그라운드 영상을 보며 항상 궁금했고 또 닮고 싶었던 김주현팀장님 팀에 들어갔고, 예상과는 달리 젊은 분들과 함께 하게 됐다.(평일 오전이라 나같은 사람들이 많을 줄ㅎㅎ)


매주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이주에 한 번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우물안 개구리였던 나는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점차 깨어져갔다. 실력을 갖추고 성장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같이 따라서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가 더 컸다. 그래서 나이는 많지만 젊은이들?이 하는 한달쓰기나 한달매거진도 꾸역꾸역 손을 들어 계속해갔다. 참 감사하게도 아무도 나를 아줌마로 봐주지 않고 함께 성장하는 동료로 봐주고 응원해주고 격려해줬다. 이런 사람들을 이런 커뮤니티가 아니면 어디서 만날 수 있었을까? 거리가 멀고 아이들 어린이집 시간과 안맞아 지원하길 고민했던 순간이 얼마나 멍청했었나 싶고, 혹시라도 안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어 가슴이 철렁하다.

씽큐베이션 2기 실력팀


현재 쓰고 있는 한달매거진은 더 나아가 나를 심도있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글을 쓰면서 나에 대해 새롭게?! 발견하는 부분이 적지않다. 참 신기한 경험이다. 서평을 쓸 때와는 또 다르다. 정말 리더님의 질문이 얼마나 깊이있는 것들인지 글을 쓰면서 많이 느낀다. 함께여서 혼자서는 하지 못할 일들을 하나씩 해내면서 정말로 이 사람들을, 이 커뮤니티를 만나서 얼마나 운이 좋은가 생각하는 요즘이다.


앞으로 나의 삶의 전환점들은 또 나타날 것이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나의 삶에 종국적으로는 성장과 성숙을 가져올 방향으로 나는 걸어갈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경험들이 그 단단한 디딤돌이 되어줄 것이고 말이다. 앞으로의 삶도 참으로 기대가 된다.


#한달매거진 #한달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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