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내 모습은 같고도 다르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노래가 있다.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인데, 이번 질문을 받고 무슨 글을 어떻게 써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떠오른 노래다..
내가 보는 내 모습과 다른 사람이 보는 내 모습은 어느정도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내 모습이 한두개만 있는 것도 아니고 나도 아직 모르는 내모습도 많을테니 말이다. 맥락에 따라 사람들은 종종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나역시도 그렇다.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나를 하나의 모습으로 일관되게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조용하고 성실하고, 말 잘듣는(재미는 없는) 모범생의 이미지로 말이다.
그런데 사실 나는 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그래서 퇴근시간 회사 정문 앞 기다란 벤치에서 하늘이 예쁘다고 누워있는 나를 보고 동기오빠가 깜짝 놀라며 한참을 놀리기도 했다.(임원들도 드나드는 문이었기에, 참고로 내가 다니는 회사는 자유로운 느낌의 회사가 아니다.) 여기가 무슨 프랑스 파리의 언덕이라도 되냐 알고보니 얘 빠리지앵이었네 등등의 말을 하면서 말이다.
그런 놀림이 싫지 않았던 걸 보니, 나는 사회통념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걸 꽤 눌러왔었고, 때때로 풀어져 내 본질적인 모습을 드러낸 건 아닌가도 싶다. 그런 다른 모습의 나를 발견?해 준 것 같아 오히려 기뻤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반대로, 남들이 알아봐주지 않았으면 하는 모습도 있다. 다들 내가 남편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소리 한 번 안지를 것 같은 침착하고 자상한 이미지로 많이 얘기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소리도 많이 지르고;; 화도 많이 낸다. 이제 어느정도의 수련을 거쳐 많이 좋아진 편이지만, 내가 그렇다고 얘기해도 사람들이 잘 수긍하지 못하는 걸 보면 솔직한 내 모습을 많이 드러내지 못해왔구나 싶기도 하다. 남들에게 나를 많이 드러내지 않을수록 나를 특정이미지로 포장하기기 쉬우니 말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숨겨진 나의 모습을 좀 더 잘 드러내고 싶다는 생각이 글을 쓰다보니 문득 고개를 든다. 이런저런 고정관념이나 편견에 나를 묶어둘 필요는 없다. 나답게 살자.
#한달매거진 #한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