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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충만한삶 Aug 28. 2019

나도 슈퍼커넥터가 될 수 있을까?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다. 기질검사를 했을때도 내성적인 성향이 극도로 강한 기질로 나타났다. 이정도는 아닌데?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아무튼 나는 새로운 관계 맺기를 부담스러워 하고, 모르는 사람이 많은 친목 도모 모임에 가는것을 꺼려왔다. 나는 혼자가 더 편했고, 실제로 혼자서도 잘 놀기도 한다. 그런데 항상 그랬을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학창시절에도 늘 친한 친구들이 여럿 있었고, 실제로 그들과의 교제를 즐겼다. 대학때도 친한 무리들 여럿이서 몰려다니며 놀았고, 회사에 입사후에도 입사동기들과 자주 어울려 다녔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여전히 부담스러워 했지만, 생각이 비슷하거나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과는 잘 친해졌고 크게 관계맺기가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렇지만 거기까지다. 나는 친한 몇몇을 제외하고는 연락도 잘 하지 않는 (친해도 자주 하지 않는) 게으른 사람이기도 하기에 인맥이니 네트워크니 하는 말은 멀게만 느껴져왔다.


이런 나도 슈퍼커넥터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해주는 책이 있다. 일부러 새로운 사람들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고, 인위적으로 새로운 인맥을 엮어주는 칵테일파티같은 곳을 다닐 필요도 없다. 가지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람들은 연결시켜주고, 그 연결고리가 또다른 연결을 불러일으키고, 그렇게 인적네트워크가 점점 조밀해지면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슈퍼 커넥터가 되고, 이는 또 다른 확장을 불러일으키게 된다고 [친구의 친구]의 저자 데이비드 버커스는 말한다. 기질에 따라 분명 슈퍼커넥터가 되는 일이 유리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대신 시간과 노력은 많이 필요하다.


칵테일 파티 같은 인위적인 인맥쌓기는 사실 별 실익이 없다. 대신 같이 '활동'을 공유하자.


인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은 아니다. 활발히 연락하고 지내는 네트워크 외에도 전에 어떻게 알았지만 연락이 끊긴 네트워크도 다시 연결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직업찾기나 훌륭한 조언을 얻을 확률은 이런 휴면 네트워크를 통할 때 더 높다고 한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기존의 관계는 너무 익숙하고 비슷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보기 어렵지만 다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새로운 관점이나 그가 가진 다른 새로운 자원을 활용해 기회와 조언을 줄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의 친구 혹은 전에 알았지만 연락이 끊긴 이러한 약한 연결이 오히려 더 강력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세상은 넓다 하지만 동시에 좁기도 하다. 새로 만난 사람과 이야기하다보니 건너건너 아는 사람이 있는 경우를 누구나 한두번 혹은 그이상 겪어봤을 것이다. 그럴때마다 세상 참 좁다며 신기해 했는데, 사실 이론적으로도 근거가 있는 얘기였다. '케빈베이컨 6단계 법칙'이라고도 불리는 이 법칙은 평균 6단계만 거치면 누구나 케빈 베이컨과 연결이 된다는 이론이다. 게다가 새로운 연구결과가 밝히기로는 케빈 베이컨은 영화산업계에서 딱히  슈퍼커넥터도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식으로 모두가 연결된 사회라면, 즉 크지만 사실 작은 사회라면, 우리는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확률이 크다는 이야기가 된다. 내가 가진 네트워크를 더 확장시켜 나갈 큰 이유이다.


내가 속한 네트워크는 사실 많지는 않다. 게다가 초중고를 거치며 나온 학교와 관련된 네트워크는 대부분 휴면상태다.ㅋ 대학교를 거치며 형성된 네트워크는 휴면상태는 아니지만, 그다지 긴밀하지도 않다  직장에서 포함된 네트워크 역시 너무 좁게 형성되어 있어, 복직 후에 다시금 어떤 네트워크를 어떻게 연결하고 형성해야 할 지 고민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비슷한 육아관과 비슷한 교육철학을 공유하는 엄마들 네트워크도 있다. 씽큐베이션을 비롯한 몇몇 독서모임을 통해 알게 된 네트워크도 있다. 이러한 내가 가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서로를 소개해주고 연결해 줄 수 있다면 네트워크는 확장해 나갈 것이고,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그 덕을 볼 수 있을 것이다.(일부러 이용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시에 더 좋은 기회와 더 나은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한달 정도 뒤부터는 일도 시작해야하고, 덕분에 사는 지역을 옮겨야만 하는 상황이라 새로운 네트워크를 많이 형성하게 될 것인데, 한편으로는 아쉽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좋은 기회인 듯 싶다. 현재 가진 네트워크를 버리는 게 아니고 새로운 환경에서 다른 네트워크를 만나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인천과 울산이라는 두 도시의 구조적 빈틈을 이용한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ㅎ


레고로 빈틈을 채운 어느 예술가(얀 보르만)의 작품, 나도 저 레고처럼 빈틈을 채우는 브로커가 되길?



[친구의 친구]라는 책에서 인상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최고의 성과를 내는 협업에 관한 것이다. 최고의 성과를 낸 팀은 다른 프로젝트도 계속 같이 하게 될까? 같이 하는 것이 이득일까? 결론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고의 팀이 최고의 성과를 낸 큰 이유는 바로 이들이 '잠시' 함께 모였다는 것에 있다.


영향력이 높은 저널에서는 이전에 함께 일한 적이 없는 공동저자들의 논문을 더 자주 볼 수 있었고, 각자는 해당 논문이 출판되고 나면 다른 팀으로 옮겨가곤 했다. 즉, 최고의 팀들은 단지 일시적으로 모인 것처럼 보였다. ...실망스러운 부분은 좋은 팀을 찾고 나서 그 팀에 계속 머무를 경우 투자한 시간과 에너지에 비해 돌아오는 이득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친구의 친구 P. 157,158


한시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협력해서 최고의 결과물을 내놓았다고 해서, 최고의 팀이 탄생했으니 그대로 쭈욱 가자고 했다가는 고인 물은 썩는다는 표현처럼 점점 뒤쳐질 것이다. 그들에게는 새로운 피가 수혈되어야 하고, 또 신속하게 다른 구성원들을 모을 수 있는 네트워크도 필요하다. 페이팔의 창업멤버들이 이베이에 합병된 이후 나와서 각자 다른 사업을 구상해 성공했다거나 하는 이야기들도 결국 이처럼 한시적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했고, 그 안에서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연결해서 성공했던 것이다.




나는 슈퍼 커넥터 혹은 슈퍼 네트워커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예전같으면 무슨 슈퍼 커넥터야? 그냥 혼자서 편하게 살아야지 이랬겠지만, 지금의 나는 조금 더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다행히도 네트워크를 이용하고 확장할 실천 팁을 [친구의 친구]책에서는 매 챕터 말미에 전달해주고 있다. 얼마나 친절한 책인지...이를 활용해서 하나씩 실천해 볼 계획이다. 우선 아래와 같이 쉽고 부담이 적은 것 3개부터 실천해보려고 한다.

1. 한달에 한 명 이상 소개해주기(두 사람이 알게 되면 좋은 점을 말해주고 서로가 만날 수 있도록 해준다.)

2. 지역 봉사 모임과 독서모임, 교회 모임, 운동 모임 등에 참여한다.(공유활동)

3. 잘 모르는 일을 하는 친구들을 만나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사적으로 잘 모르는 직장동료 다섯명을 만나 관심을 가지자.(열린 마음으로 접근하기)


천천히, 꾸준히 위에 언급한 세가지 실천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나도 슈퍼 커넥터는 못되어도 미디엄 커넥터 정도는 될 수 있지 않을까 살짝 기대해본다.


인적 네트워크는 단순한 거래관계가 아니며, 원래부터 그랬던 무언가도 아니다. 인적 네트워크는 완성된 무엇이 아니라 발달해가는 과정이다. 당신의 네트워크는 당신에게 영향을 주며, 따라서 당신도 네트워크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 당신의 네트워크를 신중하게 조정하는 것은, 즉 당신의 친구를 선택하고 또 친구의 친구가 누구인지 인식하는 것은 당신이 어떤 사람이 되는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좋든 나쁘든 말이다. 당신의 친구의 친구는 당신의 미래다. -친구의 친구 P.329


#체인지그라운드 #씽큐베이션 #친구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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