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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충만한삶 Sep 18. 2019

여성으로써 성공한다는 것

성공방정식에서 본 여성의 역할과 그 대처방안

어릴 때 즐겨보던 만화책에서 우아하면서도 지적이고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압도하는 여성 캐릭터가 있었다. 만화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린 나이임에도 그 여자주인공을 굉장히 선망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당시 나는 달이 살아있는 존재라는 미신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밤에 달을 바라보며 나중에 크면 그 주인공처럼 될꺼야라고 얘기를 하기도 하고 소원을 빌기도 했던 것 같다. 그때가 초등학생때였는데, 실제의 나는 아주 소극적이고 내향적이고 앞으로 나선다는 것은 상상도 하기 싫어했던 아이였고, 그래서 정반대의 그 캐릭터가 아주 마음에 들었었던 것 같다.


다행히 부모님은 여성도 성공할 수 있고, 너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해주시긴 했지만 나는 웬일인지 늘 주눅이 들어있었다. 직감적으로 나의 이런 내향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은 그 성공이란 걸 하기 어려운 성격이라는 것을 눈치챘기에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재는 물론 그 어린시절에 비하면 여성들의 지위도 많이 올라갔고, 성공한 여성들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유리천장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느낌은 비단 나만 받는 것이 아닐테다.




'성공의 공식 포뮬러'라는 책에는 성공을 가능케 하는 5가지 공식들이 나와있다. 과학적인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한 결과로 도출한 5가지 성공방정식은 앞으로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잘 나와있는 멋진 책이었는데, 데이터가 보여준 여성의 성공은 부당한 면이 적지 않았다(사실 많았다). 다음 글은 집단이 성과를 내는 데 있어 중요한 요인을 설명한 글이다.


집단이 성과를 내야 하는 맥락에서 개인의 지능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요인은 검사를 받는 사람들이 어떻게 소통하는가였다. 첫째, 집단을 구성하는 개개인이 감정적인 단서를 읽는 능력이 평균보다 높은 팀이 좋은 성적을 보였다. 둘째, 몇몇 사람이 대화를 장악한 집단은 구성원들이 골고루 의견을 표명한 집단보다 집단지능이 낮았다. 다시 말해 최고의 기량을 보인 팀은 팀 구성원들이 골고루 의견을 표현하고 서로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 집단이었다. 세번째 핵심적인 요인은 앞의 두 가지 경우에서 파생된 흥미진진한 요인이었는데, 바로 여성 구성원이 포함된 팀이 훨씬 높은 집단지능을 보였다는 점이다.        -포뮬러 P.248-


집단이 혹은 팀이 성과를 내는데 있어 여성구성원의 존재여부가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여성인 나로써는 고무적인 일이다. 여성의 배려심과 융화능력이 집단의 의사소통능력을 증대시켰기에 나온 결과라고 생각되어진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다른 성공방정식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제4의 성공방정식은 "팀이 성공하려면 다양성과 균형이 필요하지만, 팀이 성과를 올리면 오직 한 사람만이 공을 독차지한다."라는 것인데, 이 뜻은 *논공행상이 성과가 아닌 인식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그 안에는 성차별적 혹은 인종차별적 편견들이 점철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논공행상 : 공적의 크고 작음을 논의하여 그에 알맞은 상을 주다>


팀이 성공했을 때 그 공이 과연 공평하게 나눠질까?


내가 최근에 접한 충격적인 사실은 여성 경제학 교수가 남성 경제학 교수에 비해 종신직을 거절당할 확률이 두 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가장 뜻밖의 사실은 종신직을 거절당하는 이유다. 종신직 격차는 남녀 간 생산성, 성과의 질, 자신감, 승부욕의 차이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출산(종신직 교수로 고려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에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때문에 여성들이 겪는 불이익으로도 설명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런 격차를 설명할 수 있을까?
데이터를 보면 단독연구만 하는 여성 경제학자가 종신직을 받을 가능성은 남성과 동등하다.그러나 여성이 일단 공동저자로 논문을 쓰면 갑자기 격차가 나기 시작하고,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마다 그 격차는 점점 벌어진다...다시 말해 여성 경제학자는 공동 연구를 하면 엄청난 불이익을 받는다.   -포뮬러 P.280


공동연구에 여성이 참여하면 그 집단의 집단지능은 올라가는데 반해(여성의 공이 큼에도 불구하고), 공동연구에 참여한 여성은 불이익을 받는 구조인 것이다. 저자는 남성과 공동 연구하는 여성 경제학자라면 차라리 공동으로 저술한 논문을 발표하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할 정도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경제학자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여성으로써 성공한다는 것에 또 하나의 장애물인 셈이다.




그렇다고 연결과 협업이 중요한 이 시대에 남성들과 일하지 않고 여성 단독으로 일을 하기도 어렵고, 또 그렇게해서 성공하기도 어렵다. 여성들은 진퇴양난에 빠진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장애물이 있다는 것을 알고 길을 가는 것은 장애물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 채 길을 가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어떤 장애물이 있다는 것을 알면 거기에 대처하기가 수월해진다. 저자 역시 이 점을 강조하면서, 성공의 공식에 이런 편견이 있다는 것을 알면 그것을 적극적으로 바로잡을 기회도 생기고, 그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러한 편견과 부당함을 극복한 사례가 있다. 바로 달린 러브라는 흑인 여성 가수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프로듀서 필 스펙터와 착취에 가까운 부당한 계약을 맺었고, 그녀가 부른 노래는 다른 가수의 노래로 탈바꿈되었다. 그녀는 거물급 가수의 코러스로 일하기도 하고 가끔 무대에 서기도 했지만 생계를 위해서 화장실 청소를 해야만 했다. 그러나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그녀 자신의 노래를 들으면서 그녀는 이제 부당함에 맞서고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한 결심을 했다. 그녀는 끊임없이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알리려고 애썼고, 스타 뒤에 서기보다 협업을 하고, 음악계의 인맥을 통해 그녀가 참여하는 프로젝트가 그녀자신과 연결되도록 노력했다. 전략적으로 부당함에 맞써 싸웠기에 그녀는 승리했고, 그녀 자신으로 무대 중앙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설 수 있었다.


달린 러브, 그녀의 GRIT을 닮고 싶다.


그녀의 이런 부단한 노력은 성공의 제5공식과 맞닿아 있다. 제5공식은 "부단히 노력하면 성공은 언제든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라는 것이다. (Q-요인 X 끈기 X 노력 = 장기적 성공) Q-요인은 아이디어를 쓸모있는 상품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인데, 달린 러브는 이미 대중에게 인정받은 목소리와 음악계의 인맥이 Q-요인이었고, 집요한 끈기와 노력이 곱해져 장기적인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여성으로써 내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실력을 기르되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야 하고, 협업을 하되 여성이 공동연구에서 불리함을 인식하고 그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나의 경쟁자들은 나와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적합성(똑같은 구매자, 청중, 매니아들을 놓고 경쟁하는 다른 상품들을 능가하는 특정상품이 지닌 내재적인 능력으로 품질과 동일한 개념은 아니다)과 우선적 애착이라는 현상을 이용하되, 기회가 있으면 무조건 많이 도전하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도 창의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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