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 그 은밀한 유혹
요즘은 들어 볼 일이 거의 없겠지만,
귀머거리 삼 년, 장님 삼 년, 벙어리 삼 년
이라는 옛 속담이 있다.
옛날 어머니들께서 시집가는 딸에게
고된 시집살이를 견디려면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셨다고 한다.
이 구닥다리 표현을 굳이 꺼낸 이유는
회사 생활이 시집살이만큼
힘든 일이라는 얘기가 아니라,
매사에 들어도 못 들은 척
봤어도 못 본 척하라는 얘기다.
(불의를 못 본 척하고
순응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특히 보고 들은 것이
누군가의 가십에 대한 것이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세상에 비밀이 없다는 말은
회사에서 백 퍼센트 통용될 수 있다.
내가 화장실에서 동료와 나눈 대화가
어느새
그 대화 속 사람의 귀에 들어가 있고,
나는 그저 맞장구만 쳐 준
동료의 상사 험담이 어느 순간
내가 주도한 것처럼 둔갑하기도 한다.
남의 험담이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흥미롭고 재미있겠지만,
가십은 가십으로만 소비하되
타인의 사생활에
지나친 관심을 두지 말아야 한다.
내게 가장 중요한 건
나의 삶이라는 생각으로
중심을 잡고 살자.
바로 이런 맥락에서 처신을 잘해야 한다.
특히 직급이 위로 올라갈수록 말이다.
많은 직장 상사들이 하는 큰 착각은 바로
나이나 직급이 나보다 낮으면
인격적으로도
나보다 미성숙할 거라는 생각이다.
이미 20세 이상 성인이 된 사람들로
보고 듣고 판단할 수 있는
인격이 다 형성된 성인이라는 걸
간과한다는 말이다.
직급이 낮을 때는 몰랐던
그 사람의 무례한 본성은
직급이 올라갈수록 겉으로 드러나기 쉽다.
해외 법인에 출장 가서는
갑자기 골프가 치고 싶다고
이틀 뒤 일정을 갑작스레 변경해서
주재원을 곤란하게 만든 부사장.
그렇게 부랴부랴 골프장 예약과
골프 장비 준비,
비행기 일정 변경을 마친 주재원에게
다음 날 아침 술 마셔서 힘들다고
원래 일정대로 출장을 진행하겠다고 하는
이런 안하무인한 행동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 부족에서
나오는 것이다.
아무리 잘난 임원이어도
새카맣게 어린 신입 여직원과
회사 주차장에서
몰래 애정행각을 벌이다 들킨다면
소문은 삽시간에 퍼지고,
업무 역량조차 의심받게 된다.
해외 유수 대학에서 박사까지 마치고
교수 임용까지 되었던 사람이라도
처신을 잘못하면
한 순간에 망신살을 뻗치고
위신이 땅바닥에 떨어질 수 있다.
외국계 기업에서 스카우트되어 온
능력 있는 유부남이
회사 밖이라고 안심하고
본인을 미혼이라고 속이고
여러 여성을 만나고 다니며
부적절한 관계를 맺다가
그러한 행적이 들통나서
회사 이미지까지 먹칠한다면
소문은 사내에서 그치지 않고
전국적으로 일파만파 퍼지게 된다.
특히 요즘에는 직장인들끼리
익명으로 소통하는 커뮤니티 앱도 있어서
소문이 퍼지는 속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젊은 시절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유관 부서 담당자의 농담에
치고받고 싸웠다는 얘기를 무용담처럼
후배들 앞에서 풀어놓는 사람을 보면
굳이 왜 자기 스스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숨기고 싶은 불륜 관계나 도박 빚 등
개인적인 문제가
회사까지 찾아온 가족이나 지인을 통해
만천하에 드러나 버리는 경우 또한
낯을 제대로 들고 다닐 수가 없게
되어 버린다.
위에 나열한 사례들을
온라인 뉴스 기사에서나 볼 수 있는 것,
실제로 주변에서 일어나기는
드문 사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주변 시선 신경 안 쓰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위 사례들과 같은
화제성이 큰 사건들이 아니더라도,
부서의 다른 동료들에게
후배가 자기한테 커피 한 번을 안 사고
맨날 얻어먹기만 한다고
뒤에서 험담하고 다니거나,
사무실 자기 자리에서 노래 부르고
회의실에서 손가락 욕하는 정도의
사람들의 이야기는
매일 차고 넘친다는 말이다.
내 상사뿐만 아니라 내 동료 그리고
아랫사람들도 나를 지켜보고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이 글을 읽은 사회초년생들은
부디 시간이 지나 윗사람이 되었을 때
이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처신이란
평소의 행동과 말을 항상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