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

무엇을 쓸 것인가?

by 두왓유완트

매주 일요일 저녁이면 딸은 머리를 감고 젖은 머리를 꼭 제게 드라이어로 말려 달라고 조르곤 합니다. 다음날 새벽이면 출근을 위해 사라지는 아빠를 놓아주는 게 아쉬워 조금이라도 더 붙들어 두고 싶은 것 같아요.


지난 일요일에는 머리를 말리며 읽겠다고 책장에 꽂힌 아빠의 “일기장”을 꺼내 달라고 조릅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하루도 거르지 않고 쓴 제 일기장을 1년 전 본가에서 가져왔는데 딸아이는 스무 권 남짓한 일기장을 자주 펼쳐보며 깔깔거리며 읽곤 합니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쌍둥이 동생과 치킨을 더 먹겠다고 싸웠다는 아빠의 어린 시절, 맞춤법이 서툰 단어와 문장, 주말에는 일기를 쓰지 않는 자신과 달리 아빠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일기를 썼다는 것까지. 그 안에 담긴 아빠의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나 봅니다.

문득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초등학교 시절 고작 6년밖에 되지 않는 게 아쉬웠습니다. 이제 마흔을 넘겼는데 더 많은 것을 나눠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을 나눠줘야 할까 고민하다가 적어봤습니다.

제목은 “오답노트”가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살아오며 했던 “실수”와 “미흡”했던 부분들을 제 딸은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서 써야겠지요.

참 제목으로 “독서노트”도 좋겠어요. 어느 날 와이프가 학교에서 아이가 그린 "아빠"라며 사진을 한 장 보내줬습니다. “아빠" 그림에 제 딸이 묘사한 아빠의 특징은 ”책을 많이 읽는다 “입니다. 딸의 눈에 아빠는 그런 사람인가 봅니다. 제가 읽은 책을 소개하고, 도움이 될 만한 구절들은 정리를 해보려 합니다. 좋은 책을 더 많이 읽어야겠다는 의무감도 생기네요.


- 2019년 내 일기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