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심
너는 달라
나는 특별해
감춰진 방 안에서
나만의 환상을 키운다
스스로 만드는 세상 안에
하나씩 하나씩 이름 지운다
넌 그래야 해
너도 너도
그리고 나도 그래야만 해
그렇지 않은 건 이상해
비밀의 방안에
이름 지운 세상이 차곡차곡 쌓인다
더 이상 쌓을 공간이 없다
자꾸 새어 나온다
화들짝 놀라
감추고 화를 낸다
왜 그래야 하는데?
안 그러면 안 돼?
그러게...
왜 안되지?
애써 감춘 것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사라지고 있다
바람은 대상을 통해서 존재를 드러낸다.